두번째 책 펴낸 이창우씨 빚 갚으려 독하게 운전대 잡아… 책 쓰다보니 삶도 긍정적으로 변화
14년간 택시 운전을 하며 경험하고 생각한 내용을 모아 두 번째 책을 펴낸 이창우 씨가 근무를 마친 직후 택시 운전석에 기대 활짝 웃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보통 사람은 한 권 쓰기도 어려운 게 책. 하루 종일 저작에만 매달려도 쉽지 않은데 생업을 하면서 쓰기란 더 어렵다. 하지만 14년 차 택시 기사인 이창우 씨(64)에게 ‘책 쓰기’는 자신과의 싸움이자 긍정적인 삶을 살기 위한 과정이었다. 2014년 첫 작품인 ‘어느 지독한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출간한 후 2년여 만에 같은 제목의 두 번째 책을 낸 이 씨는 “책을 쓰기로 한 후부터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안 좋은 일조차 좋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강행군. 아무리 손님에게 친절하자고 생각해도 일에 지치다 보면 그렇게 되기 힘든 것이 일상사다. 그는 “책 쓰기 전에는 택시 안에 구토하는 손님은 하루 일을 공치게 한 진상일 뿐이었죠. 하지만 책을 쓰면서는 같은 일이 생겨도 ‘책을 위한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나도 모르게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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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택시 기사 일을 시작한 것은 2002년 사업 실패로 전 재산을 잃은 후. 사업으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그야말로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일했다고 한다. 그렇게 10여 년을 일하다 보니 어느 날 ‘평생 일만 하면서 살겠구나’ 하는 서러운 생각이 들었다는 것.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책을 내게 됐다고 한다. 그는 “책을 준비하면서 처음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즐거움과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나이 든 사람의 구닥다리 조언일 수는 있겠지만 나처럼 고졸에, 사업 실패로 빈털터리가 되고, 당뇨까지 있는 사람도 즐겁게 살아 보려고 하니 어느 정도 되더라”라며 “그래서 비록 힘든 시대지만 사람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