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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뜨거워진 앵글로색슨 ‘종족 동맹’

입력 | 2017-01-23 03:00:00

[대선 정국]백악관에 다시 처칠 두상… 메이 총리와 첫 정상회담
아베와 회담은 2월초로 미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같은 앵글로색슨 혈통을 가진 ‘영미 동맹’이 뜨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두상(사진)이 돌아왔다. 이를 새 룸메이트로 맞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현장서 지켜볼 첫 해외 정상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로 확정됐다. 선거 기간 내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적극 지지했던 트럼프가 취임과 동시에 친(親)영국 행보에 나선 것이다.

 처칠 두상은 2001년 7월 토니 블레어 총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부시는 “영국과 미국 관계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며 흔쾌히 받았다. 당시는 미국 주도 ‘테러와의 전쟁’을 영국이 적극 지지하면서 두 나라의 특수관계가 말뿐이 아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2009년 집권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마틴 루서 킹 목사 흉상을 집무실에 들였고 처칠 두상은 주미 영국대사관으로 옮겨졌다.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주역인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트럼프를 만나 처칠 두상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번에 트럼프는 킹 목사의 흉상과 처칠 두상을 모두 집무실에 두기로 해 약속을 지킨 것이다. 패라지는 21일 트위터에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시대의 새로운 미영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21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와 메이가 백악관에서 27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중요한 외교적 성과’라며 회담이 “트럼프가 탈(脫)EU 영국과 미국의 무역협정 추진을 지지하고 양국의 특수관계가 살아있다는 점을 강조할 기회”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5월 영국 ITV 인터뷰에서 “영국은 이라크전과 같이 의무가 아닌 일에도 뛰어든 굉장한 동맹”이라며 “(무역협정 체결에 있어서) 줄 뒤에 서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가 같은 해 4월 “(영국이 EU서 탈퇴한다면 협상 우선순위에서) 줄 뒤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트럼프는 메이를 만난 뒤인 31일엔 경제와 이민 분야에서 미국을 해치는 주범으로 자신이 매섭게 몰아붙인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한다. 당초 27일로 추진됐던 미일 정상회담은 다음 달 초순으로 밀렸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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