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와 소프라노 조수미. 동아일보 DB
클래식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클래식음악 뉴스 사이트 '슬립드 디스크'를 통해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밝혔다. 백건우는 3월 18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백건우 대신 중국 피아니스트 사첸으로 교체됐다. 레브레히트는 "백건우는 2000년 9월 중국에서 공연을 위해 초청을 받은 첫 한국인 연주자다. (공연 취소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에 따른) 지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백건우가 출연한다는 인쇄물까지 다 준비한 상황이었다. 백건우의 한 관계자는 "오케스트라 측에서 비자발급에 필요한 도장을 중국 정부에서 찍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건우 본인도 출연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최근에 들었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계는 한국의 대표적인 두 음악가의 중국 공연이 취소 또는 어려움을 겪자 "한한령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여권을 가진 연주자들은 무조건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아직 사례 자체가 많지 않아 정말로 한한령인지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