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일 취임]美-中 강對강 충돌… 통상전쟁 예고
이에 중국도 강경한 대응 방침을 밝혀 양국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강(强) 대 강’의 충돌도 불사할 태세다. 대륙 강대국(중국)의 완충지대이자 해양 강대국(미국)의 교두보인 한반도 주변 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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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관세는 낮은데 중국만 높은 관세를 유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관세는 협상 도구이자 우리가 제시한 무역 기준을 지키지 못한 국가나 기업을 징벌하기 위한 수단이다. 우리는 아주 심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한 무역을 위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통상 무대를 서로에게 공평하도록 평평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자유무역이라는 말뿐인 ‘레토릭’(정치적 수사)에 현실성을 가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중국을 상대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협상용으로 내건 대만 정책 재조정이나 남중국해에서의 강경 대치 등 ‘정치 외교 군사정책’ 최후통첩을 이미 보낸 상태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참모인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는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호전적인’ 베이징에 대처하기 위해 대만과 좀 더 긴밀한 군사 유대를 가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군 철수 목소리가 높은 일본 오키나와나 필리핀 주둔 미군을 대만에 주둔시켜 남중국해 군사 분쟁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의 외교 정책 참모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는 지난주 인사청문회를 통해 중국의 미온적 대북 제재에 대해 “더 이상 (말로만) 북한을 개혁하고 변화시키겠다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도록 만든 중국의 텅 빈 약속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과 함께 중국에 사실상의 전방위적 패권전쟁을 선언하자 중국은 일단 속내를 파악하면서 호흡을 고르는 분위기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 새 행정부의 집권 기간에 미중 관계가 지속적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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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벌써 대미 보복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레스터 로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18일 “중국은 차기 미국 정부가 대(對)중 무역이나 투자에 제한을 가하는 등 통상 제재를 취하면 이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해 놓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보복 조치로는 △반덤핑 및 보조금 상계관세 부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조사 △세계 최대의 달러 국채 보유국으로서의 대미 반격 카드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조치 등이 거론된다고 SCMP는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