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조직은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 ‘문제’에 역점을 둬 고객들에게 ‘잘못된 것을 찾아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고객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가 아니라 좋았던 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면 어떨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2017년 1·2월호)에 관련 연구가 소개됐다.
미국 유타주립대 헌츠먼경영대학원 부교수인 스털링 본과 연구팀은 설문조사라는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고객 인식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실험에 나섰다. 실제로 연구진이 “우리 회사를 방문했을 때 잘된 점이 무엇이었나요?”와 같이 칭찬을 요청하기 시작하자 고객만족도가 올라가고, 재구매 가능성과 소비금액은 물론이고 고객 충성도도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한 소매 브랜드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도 ‘칭찬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고객들은 이런 요청 없이 설문조사에 응한 고객에 비해 9%가량 더 많이 거래를 하고, 8%가량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기업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좋아하는 기능에 관해 질문을 받은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은, 그 같은 질문을 받지 않은 사용자에 비해 이듬해 이 회사 제품을 이용하는 시간이 32%나 더 길었다. 연구진은 고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얘기하도록 하면 이 경험에 대한 기억이 또렷해지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인식까지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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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칭찬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의료 과실처럼 아주 나쁜 경험, 또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한 고객에게 칭찬을 요구하면 고객이 격분하지 않을지 알아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 일부 관리자들이 이를 활용해 고객만족도 점수를 부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