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정치 혼란에 좌절감… 로또 판매액 2004년이후 최고 사행산업 등 ‘죄악세’ 20조원… “정부 손쉬운 세금만 늘려” 지적
16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담뱃세와 주세, 사행산업 세수와 복권 수익금 등으로 지난해 거둬들인 세금 및 기금 수입은 19조6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7조6000억 원)보다 11.4% 늘어난 규모다.
가장 큰 증가를 보인 부분은 담배 세수(稅收)다. 지난해 총 담배 반출량은 37억3000만 갑에 달해 이에 따른 세수가 12조4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소주, 맥주 등에 붙는 주세는 2015년(3조2275억 원)과 비슷하게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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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오랜 경기 침체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등 정치 혼란으로 좌절한 국민들이 불황형 상품의 소비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죄악세로 술, 담배, 도박 등의 소비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국고를 불리는 주요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015년 담뱃세가 평균 2000원 올랐지만 지난해 담배 판매량이 다시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죄악세는 증세를 위한 최우선 수단이 아닌, 관련 소비를 억제하고 사회적 비용을 상쇄하는 본래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