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수평으로 나무판 관통”… 총알 찾으면 사용된 총기 알수있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 10층에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 흔적이 최소 150개가 있다고 감정서를 통해 밝혔다.
발견된 헬기 총탄 자국은 공실(67m²) 중앙기둥에 집중됐다. 기둥과 창틀 거리는 50cm에 불과해 외부에서 전일빌딩으로 사격한 것으로 보인다. 총탄 자국은 기둥 56개, 바닥 56개, 천장 널빤지 28개, 창틀 2개 등 총 142개다.
기둥과 바닥, 창틀 총탄 자국은 1980년 광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던 전일빌딩보다 40∼50도 위쪽에서 발사된 것이었다. 천장 널빤지의 28개는 10층 높이(30m)와 같거나 10도 아래쪽에서 발사돼 스친 것이었다.
하지만 5·18 유적이라 함부로 해체할 수 없었다. 국과수는 총알이 거의 수평으로 나무판을 관통해 내부에 남아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천장 널빤지와 천장 시멘트 사이 공간은 26m³인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시는 전문가 회의를 열어 천장 보전 방안 등을 마련한 뒤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5·18 사료로 총탄 자국이 있는 옛 광주은행 본점 8층 유리창 3개도 감정하기로 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총장은 “전일빌딩 10층 천장에서 총알이 나온다면 시민 20명이 증언한 헬기 기총소사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것”라고 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