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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우 선수 “프로도 못 가나 했는데 WBC 가다니… ”

입력 | 2017-01-13 03:00:00

첫 태극마크 LG 마무리 임정우 “무사만루서 데뷔… 스릴 즐겨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인구를 손에 들고 있는 LG 마무리 임정우.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LG 임정우(26)는 지난해 11월 10일 발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발견한 뒤 얼마 전까지도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요즘 비로소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실감하고 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임정우의 오른손에는 전날 받은 WBC 대회 공인구가 들려 있었다. “캐치볼 하라고 한 타(12개) 받았어요. 확실히 실밥이 밋밋하긴 하네요. 계속 던지다 보면 익숙해지겠죠.”

 임정우는 지난 시즌 LG 마무리 역할을 처음 맡아 28세이브로 맹활약한 덕분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어릴 때부터 메이저리거나 국가대표를 꿈꾸는 이도 많지만 임정우는 그런 원대한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전주에 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초등학교 3학년 겨울에 외갓집에서 가까운 서울로 이사를 왔어요. 야구는 외할아버지가 친구들 사귈 겸 해보라고 하셔서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시작했고요. 공 던지는 걸 좀 좋아했던 것 같아요.” 서울고 2학년 때 서울 3대 유망주로 손꼽혔던 임정우는 고3 때 허리 부상으로 이렇다할 활약이 없이 2011년 2차 4라운드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그 성적으로 지명 받은 것도 고마웠다. 프로에 못 갈 줄 알았다”고 했다.

 마무리로 꽃필 운명이었는지 SK 시절 데뷔도 ‘무사만루’ 상황에서 이뤄졌다. “갓 1군에 왔을 때였어요. 7점 차에서 지고 있을 때 올라갔는데 무사만루일 줄은 몰랐죠. 저 첫 삼진도 기억해요. (강)민호 형. 팀은 역전승했어요. 좋은 경험을 했죠.”

 스릴을 즐길 줄 아는 아들과 달리 정작 어머니는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아들의 경기를 한 번도 안 봤다. “조마조마하다고 안 본대요. 야구 쪽에 관심을 아예 안 가지시려고 해요. 그런데도 WBC 가게 됐다니 좋아하시더라고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제 경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세요. 외할머니는 전화도 자주 하시고, 조언도 엄청 하세요. 직구 팡팡 던지래요. 표정 가지고도 ‘쫄았냐’며 뭐라고 하시고(웃음).”

 대표팀 합류에 앞서 임정우는 13일 일본으로 개인훈련을 떠난다. WBC에서는 선발투수의 투구수가 제한되는 만큼 그가 책임질 불펜의 어깨가 더 무겁다. “형들 보면서 많이 배워야죠. (3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엄청 가고 싶어요.”

 대표팀은 다음 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25, 26일), 호주(28일)와 평가전을 치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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