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세계경제 최대 위협 요인은 빈부 격차” 17∼20일 열릴 포럼 화두로
세계경제포럼(WEF)이 1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영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실업의 위험도는 76.8점으로 세계 평균(36.6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131개국 중 브룬디(80.0점), 코트디부아르(79.5점), 스페인(77.9점) 다음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135개국 경영인 1만3340명에게 실업, 재정 위기, 테러, 자산 거품 등 위험 요인 30가지 중 ‘향후 10년간 기업 경영의 5대 위험 요인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해 얻은 결과다. 각 항목의 점수는 30개 항목 중 이 항목을 5대 위험 중 하나로 꼽은 응답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특히 실업이 향후 10년간 문제가 될 것이란 장기 전망은 인공지능(AI)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속에 고용 기회가 계속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형준 노동경제연구원 노동법제연구실장은 “신기술이 빠르게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 흐름에 대비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노력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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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격차 확대는 급격한 기술 변화와 세계화에 따른 경쟁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됐다. 세계화가 진전되며 기술력이 뛰어난 전문 인력은 경쟁을 뚫고 ‘스타 기업인’으로 떠올라 몸값을 올리지만 저소득층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이 더뎌지며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에서조차 중산층이 붕괴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WEF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는 보고서 서문에서 “은밀하게 확산되는 부패와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단견주의, 공정치 못한 분배 등은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라고 말했다.
독일 DPA통신은 17∼20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WEF의 화두가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EF에 따르면 유럽에서 포퓰리즘의 영향을 받은 유권자 비율은 1970년대 7.1%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13.2%로 급증했다. 한국은 물론 독일, 프랑스 등 올해 선거를 앞둔 국가들의 대응이 시급해졌다. WEF는 포퓰리즘에 대항해 협력 공존 등 WEF가 표방하는 전통 가치를 지킬 방법을 논의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