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초로 창동서 시범운영 고구마-감자 구워 먹고 흙장난… 아이들 스스로 놀 거리 찾아다녀 창의력-협동심 ‘쑥’… 자연과 친해져
“우리들 세상” 서울시 최초로 도봉구에 개장할 예정인 ‘모험놀이터’에서 11일 오후 어린이들이 환한 표정으로 줄에 매달려 놀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여러 개의 기둥에 원하는 방식으로 줄을 바꿔 묶는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올해 시범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서울 최초의 모험놀이터다. 평평하고 좁은 공간에 철재와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놀이기구 몇 개가 놓여 있는 일반 놀이터와는 다르다. 흙과 나무, 밧줄 등으로 자연친화적이고 단순하게 구성했다. 시설물을 최소화해 언뜻 보면 ‘이게 놀이터야?’ 할 정도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훨씬 밝았다. 울퉁불퉁하고 넓은 언덕배기 자체가 최고의 놀이터였다. 경사진 길이 많아 뛰다가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낙엽 깔린 흙길이어서 다치는 아이는 거의 없었다. 나무 위의 집을 본떠 만든 ‘트리하우스’도 인기가 좋았다. 밧줄을 잡고 오르내리는 경사대는 꽤나 가팔랐고 구름다리는 흔들거렸지만 아이들은 더 신나했다. 한 남자아이는 장난삼아 “난 죽는다!” 하며 높이가 1m 정도 되는 하우스 문간에서 뛰어내렸다. 말과는 달리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하자 친구들을 향해 자랑스럽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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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놀이터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유럽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니 역사는 짧지 않다. 일본은 1970년대 ‘플레이파크’라는 이름으로 도입해 전국에 보급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놀거리를 찾고 만들면서 창의력 자주성 협동심을 키울 수 있고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부모도 호의적이었다. 여덟 살 딸과 함께 온 강희숙 씨(39·여)는 “아이들로선 스릴이 있어 더 즐겁게 노는 것 같다”며 “우리 어렸을 때처럼 흙을 손발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안전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놀이 전문가와 자원봉사자가 상주한다.
서울시는 ‘창의어린이놀이터 재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모험놀이터를 추진했다.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연중무휴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의 신비함을 친근하게 느끼고 그에 맞춰 놀이도 능동적으로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의 플레이파크 이용률도 사계절 모두 비슷하다고 한다.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이름을 정한 뒤 3월 놀이터를 공식 개장할 계획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