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3곳, 본입찰 서류 제출… 채권단, 1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금호타이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중국계 기업들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대결로 좁혀졌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의 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진로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호타이어 적격 인수 후보 5곳 중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SAIC), 더블스타, 지프로 등 중국계 회사 3곳이 매각 주간사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에 본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최고 입찰 가격은 1조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적격 인수 후보였던 인도의 아폴로타이어와 중국의 링룽타이어는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13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진로는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거나 박 회장의 품에 되돌아가는 방안으로 압축됐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다시 가지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박 회장이 한 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써 낸 가격 등의 조건을 수용하고 채권단에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면 된다.
국내 타이어 제조 회사들도 이번 매각 진행 상황을 주시하며 ‘금호타이어발 지각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시장 판도부터 글로벌 전략까지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A타이어회사 관계자는 “중국 켐차이나가 이탈리아의 피렐리를 인수한 뒤 제조 노하우나 유통망 확대 전략 등 고급 정보가 중국으로 많이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를 징검다리 삼아 중국의 값싼 제품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금력이 빠듯할 것으로 우려되는 박 회장보다 중국 기업의 인수가 오히려 금호타이어에 이득이라는 주장도 있다. B타이어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금력을 보유한 중국 기업이 기술, 판매 네트워크를 겸비한 금호타이어를 글로벌 업체로 키울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박창규 kyu@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