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5% 껑충… 7년만에 최대폭
직장인 김명재 씨(27·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얼마 전 6세 조카에게 줄 장난감을 고르러 백화점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조카가 사 달라는 장난감 로봇 ‘또봇’(사진) 가격이 15만 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 장난감들 역시 10만 원대 가격표를 달고 있는 것을 확인한 김 씨는 조카에게 변변찮은 ‘취업 턱’도 못 낼 것 같아 걱정이다.
최근 장난감 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11일 통계청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자료에 따르면 장난감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4.5% 올랐다. 2009년(7.1%)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1986년 이후 1988년(13.4%) 1998년(4.7%)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장난감은 생필품 등 다른 공산품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상품으로 꼽혔다. 연간 물가 상승폭은 1% 미만에 그칠 때가 많았다. 2011∼2013년엔 3년 연속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장난감 이외의 어린이 용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내놓은 ‘육아물가지수 연구’에 따르면 2015년 9월 기준 영유아 대상 상품·서비스 가격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6.6배에 달했다.
유모차 값이 지난 한 해 동안 3.7% 오른 게 대표적이다. 아동복(2.1%), 초등학교 학습서(1.6%) 등도 지난해 전체 생활물가지수 상승폭(0.7%)을 웃돌았다. 특히 유모차 가격은 2010년 물가지수 산정 품목에 포함된 이후 4년 연속 떨어지다가 2015년부터 크게 오르고 있다.
세종=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