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특파원
정 씨 바로 앞집에 사는 주민 비비 씨는 10일(현지 시간) 본보에 마지막으로 본 정 씨 일행의 모습을 이렇게 증언했다. 이후 집 안에 있던 보모와 정 씨 아기는 자취를 감췄다. 정 씨 일행이 집을 비우는 과정에서 목격된 '어리고 마른 한국 여성'은 그동안 정 씨 조력자로 알려진 20대 남성 2명이나 중년 여성인 보모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비비 씨는 "평소 기자들이 오면 그 집에선 절대 문을 안 열어주는데 이 여성이 오자 바로 안에서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 여성의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이 타고 왔다는 하얀색 BMW는 최순실 씨 일가가 독일에서 자주 타고 다녔다고 교민들이 주장하는 차량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정 씨의 새로운 조력자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의 정유라 씨 집
일각에서는 이 여성이 구치소에 구금돼있는 정 씨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번 이사는 정 씨 일행이 매일같이 집을 찾는 취재진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고 있다며 덴마크 아동복지부서에 새 거처로 옮겨달라고 요구해 이뤄진 만큼, 인도주의가 강한 덴마크 정부가 정 씨 일행이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할 수 있는 아기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게 배려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덴마크 검찰 관계자는 "정 씨는 계속 구치소에 구금돼있고, 밖에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구치소에 있는 정 씨는 호텔이 부럽지 않은 식생활을 하고 있다. 정 씨가 구금된 올보르 구치소에 따르면 식사는 아침에 빵과 치즈, 감귤잼, 시리얼 2종과 우유, 뜨거운 물과 티백이 제공된다. 점심은 매일 식단에 따라 달라지지만 반드시 따뜻한 음식으로 제공된다. 저녁에는 차가운 육류가 담긴 쟁반에 빵과 치즈, 우유, 과일, 뜨거운 물과 티백이 나온다. 식이요법이 필요하면 의사 진단서 첨부 하에 특별식을 요구할 수도 있다.
올보르=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