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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뜬 佛 창업지원 프로그램 스타트업 188곳 참여… 한국의 11배

입력 | 2017-01-10 03:00:00

규제 확 풀고 R&D 비용 세액공제… 정부정책 신뢰속 창업투자 열기
한국은 부처 뒷짐에 전시관 썰렁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컴퓨터 비전을 연구하는 프랑스 스타트업 ‘스마트 미 업’의 전시장. 라스베이거스=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2017’ 유레카파크 전시장. 이름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스타트업을 모아놓은 곳이다. 전시장에는 프랑스 정부와 민간이 주도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 ‘라 프렌치 테크’를 상징하는 수탉 모양 로고가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유레카파크에 부스를 차린 프랑스 스타트업만 188곳. 미국에 이어 가장 많았다. 한국 스타트업(17곳)의 11배가 넘는 수치였다.

 라 프렌치 테크의 주요 특징은 투자, 입법, 세제 감면 등 세 가지로 나뉜다. 2013년 만들어진 프렌치 테크 창업 지원(액셀러레이션) 펀드는 지금까지 2억 유로(약 2520억 원)를 투자했다. 또 스타트업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250만 유로(약 31억5000만 원)까지 모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연구개발(R&D) 비용의 30%(1억 유로 한도)에 대해선 세액공제도 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1∼9월 프랑스 내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368건으로 2015년 전체 투자 건수(215건)보다 71% 많았다. 이 기간 내 누적 투자액은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에 이른다. 고품질 오디오 제조업체 드비알레는 네이버가 투자한 회사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프랑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정부 정책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었다. 한 프랑스 스타트업 관계자는 “라 프렌치 테크에 소속돼 손쉽게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게 창업가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레카파크 내 한국 전시관은 민망할 정도로 한가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중국 홍콩 등과 아시아관에 부스를 차렸다. 그런데 위치는 입구에서 가장 동떨어진 곳에 배정됐다.

 일부 참여업체는 불만을 터뜨렸다. CES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임에도 미래창조과학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는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번 전시회 부스 설계나 운영 등의 지원은 모두 KOTRA가 맡았다. 프랑스가 재무장관, 디지털부 장관이 주도해 운영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한 참가 업체는 “부스가 이런 곳에 차려질 줄 알았다면 KOTRA에 신청하지 않고 직접 주최 측에 돈을 내고 참가하는 게 나을 뻔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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