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리틀야구팀에서 활동… 이승엽 “절대로 안 시키려 했는데…”
“아들! 배 내밀고 다리에 힘 주고… ” 이승엽(뒤)이 4일 실내연습장에서 프리배팅을 하고 있는 아들 은혁 군의 타격을 지켜보고 있다. 아버지처럼 왼손타자인 은혁 군은 연신 빨랫줄 같은 타구를 날렸다. 대구=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은혁 군은 정식 야구선수는 아니다. 작년까지 리틀야구팀에서 일주일에 2회 정도 뛴 게 전부다. 하지만 요즘 야구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한다.
4일 이승엽 부자는 실내연습장에서 교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아버지처럼 왼쪽 타석에 들어선 은혁 군이 기계에서 나오는 공을 곧잘 때려냈다. 방망이 중심에 맞은 공이 쭉쭉 뻗어나가는 걸 본 현장 직원은 “역시 피는 못 속인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승엽은 “배 내밀고, 다리에 힘 줘”라며 자세를 바로잡아줬다. 은혁 군은 배팅 연습을 너무 많이 해 오른손 엄지 쪽에 상처가 났지만 붕대까지 감고 연신 날아오는 공을 때렸다. 아빠의 강한 승부 근성도 붕어빵처럼 보였다.
이승엽은 “예전에는 아들에게 절대 야구선수를 안 시키려고 했다. 아빠가 야구선수여서 나중에 행여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야구를 너무 좋아한다. 본인이 하겠다고 하면 한 번 시켜 볼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두 아들을 ‘복덩이’라고 했다. “2005년 은혁이가 태어난 뒤 제 야구가 술술 풀렸어요. 그해 지바 롯데에서 30홈런을 치며 우승했고, 이듬해 요미우리로 이적했죠. 그리고 2011년 둘째 아들(은엽)이 태어난 뒤엔 삼성으로 돌아와서 여러 차례 우승했잖아요.”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