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 사드보복 노골화… 동남아行 전세기는 허용

입력 | 2017-01-04 03:00:00

한국行 전세기 불허와 대비
민주당 의원 8명 4일 訪中… 왕이 외교부장 등 고위급 면담
中 ‘反사드 여론전’ 나설 우려




작년 ‘사드 방중’ 의원들, 中 달력 등장 중국 싱크탱크 판구즈쿠의 올해 탁상용 달력 8월분. “지난해 8월 9일 사드에 반대하는 (한국) 야당 의원 6명이 방문해 비공개로 토론을 가졌다”는 설명과 사진이 실려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강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4일부터 사흘간 베이징(北京)을 방문한다. 한미 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한 상황에서 중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반(反)사드’ 여론 조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국론 분열의 우려도 제기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환영을 나타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이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8명은 사흘간의 방중 기간 중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장, 그리고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상무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중국은 당, 정, 국회가 모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이인영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과 만난 것에 비하면 중국의 예우는 더욱 높아졌다. 앞서 지난해 8월 김영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6명이 중국을 방문해 토론회를 가진 반관반민(半官半民) 싱크탱크인 판구즈쿠(盤古智庫)는 올해 탁상용 달력의 8월분에서 이들의 방문 및 토론회 개최 소식을 실었다. 김 의원 등은 당시 “사드 반대 의견을 중국에 전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으나 판구즈쿠 측은 “한국의 사드 반대 야당 의원 6명이 방문해 비공개 토론회를 가졌다”고 달력에 소개해 사드 반대를 부각시켰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사드 반대 야당 의원들을 후대하는 것은 한국의 여론 분열을 노린 ‘통일전선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을 동남아로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관영 통신 중국신원왕(新聞網)은 3일 하이난 항공이 지난해 12월 30일 신청한 하이커우(海口)∼라오스 루앙프라방, 싼야(三亞)∼캄보디아 프놈펜 등 3개 전세기 노선의 개통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전세기 노선이 신설된 국가는 지난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때 중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던 나라들이다. 이 조치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한국의 3개 항공사가 1월 신청한 8개 노선 전세기 운항을 중국 민항국이 지난해 12월 말 전격 불허한 것과 대비된다.

 왕 부장은 2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이론지 ‘추스(求是)’ 기고문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을 견지하며 핵 문제를 빌미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혀 올해 외교 방향의 핵심 중 하나로 반(反)사드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는 3일 신년 인사회에서 “사드 배치는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싸움닭처럼 체통을 지키며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