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영예로운 제복賞’ 수상자]제복상 김재정 원사, 정창호 경위, 남문현 경사, 황선우 소방장 국민을 지킨 고귀한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 김재정 원사, 최전방 든든한 방패… 10년간 홀몸노인도 보살펴
제복상 김재정 원사
김 원사는 GOP 근무 중이던 2012년 정확한 정보 분석과 신속한 현장 지휘로 북한군 귀순자 유도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시 ‘노크 귀순’ 등으로 커졌던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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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호 경위, 살인범 19개월 집념의 추적… 과로로 쓰러져
제복상 정창호 경위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로 선정된 경기 광주경찰서 형사과 정창호 경위(49·사진). 그는 1991년 순경 입문 후 대부분 형사로 일하며 살인 폭력 강도 등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다.
정 경위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는 건 2011년 경기 성남시 종합시장파 폭력배 5명이 연루된 생명보험 사기사건. 고아를 유인해 보험을 가입시키고 가스 중독사로 위장 살해한 뒤 보험금 17억 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다. 일선 경찰서에서 내사 종결했지만 당시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동료들과 함께 갖은 노력 끝에 1년 7개월 만에 사건을 해결했다. 그러나 정 경위는 체포영장 신청 후 뇌출혈로 쓰러졌다. 과로였다. 수술 후 입원치료 1개월, 재활치료 5개월을 받아야 했다. 병실에서도 보강수사를 하던 그는 의사로부터 “몸부터 살려라”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후유증 탓에 정 경위는 지금도 왼쪽 팔다리를 쓰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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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문현 경사, 급류 떠내려가던 소녀 위험 무릅쓰고 구해
제복상 남문현 경사
남 경사는 친구 이진철 씨(42·자영업) 등과 함께 강 쪽으로 달려갔다. 이 씨와 친구들이 가족 3명을 구하는 사이 남 경사는 강 가운데로 떠내려가던 박모 양(9)을 향해 헤엄쳤다. 박 양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남 경사는 고무튜브를 몸에 끼고 자신의 몸 위에 박 양을 눕힌 뒤 서서히 강가로 이동했다. 이어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잠시 후 박 양은 울음을 터뜨리며 깨어났고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되찾았다.
남 경사는 해군 수병으로 제대한 뒤 2005년 4월 해경에 입문했다. 해상 근무 때는 단정 검색팀장으로도 활약 중이다. 올 8월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40해리 바다 위에서 침몰 중인 러시아 선박의 선원 15명을 구조했다. 특히 11월 서해기동전단에서 활동 중 특정 해역을 침범한 중국 어선을 향해 처음으로 공용화기를 사용했다. 남 경사는 25일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이 한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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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상 황선우 소방장
황 소방장이 사비를 털어 소방장비 개발을 시작한 것은 후배 소방관의 죽음 때문이다. 2010년 그와 함께 경기 용인소방서에서 일하던 후배가 순직했다. 당시 후배는 11m 깊이의 맨홀에서 현장 근로자들을 탈출시킨 뒤 가장 늦게 빠져나오다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순직한 후배는 비좁은 맨홀 탓에 산소호흡기를 착용하지 못했다. 황 소방장은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게 호흡할 수 있는 밀폐공간 작업용 공기호흡기를 개발했다.
황 소방장이 개발한 장비 중 안전급수기구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현장에서도 활용 중이다. AI 소독약을 살포하려면 급수차가 먼저 대형탱크에 물을 담아야 한다. 이때 소방관 한 명이 탱크와 연결되는 지점에서 소방호스를 손으로 고정시켜야 해 추락 등 사고 위험이 컸다. 그러나 안전급수기구는 사람의 손길 없이도 호스를 고정시켜 준다.
쌍둥이 형과 동생(45) 등 삼형제가 모두 소방관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이 재난 재해에 안전한 나라가 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광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보성=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