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리의 여자들’로 한무대 서는 배우 안내상-우현
연극 ‘우리의 여자들’로 18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30년 지기 안내상(아래)과 우현. 이들은 “영화 ‘시실리 2km’ 이후 12년 만에 함께하는 언론 인터뷰라 뜻깊다”며 “이번 작품은 30년 우정의 상징적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최근 서울 대학로 극장에서 만난 30년 지기는 서로에 대해 ‘디스’와 ‘칭찬’의 경계를 오갔다.
안내상은 “‘우리의 여자들’ 대본을 읽자마자 죽기 전에 꼭 출연해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친구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기에 죽마고우인 우현이랑 꼭 같이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길로 그는 우현을 찾아가 출연을 제안했다. 하지만 18년째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한 우현은 단칼에 거절했다. 결국 안내상은 두 달에 걸쳐 친구를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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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이 18년간 무대 공포증에 시달린 이유는 뭘까. 그는 졸업 후 학교 앞에서 호프집 사장을 하면서 연극인을 후원하다 1998년 안내상의 제안을 받았다.
“제가 1995년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심바새메’(심야에는 바바라, 새벽에는 메리)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1998년 반(半)호프집 사장, 반연극인으로 살던 현이한테 ‘이 작품 재밌으니 네가 한번 제작해봐’라고 제안했더니 덥석 물었어요.”(안내상)
이런 사연으로 우현은 졸지에 연극 ‘라이어’ 제작자가 됐다.
“제작비를 투자하면서 간간이 ‘게이’ 역할로 무대에 올랐어요. 근데 연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무대 설 때마다 두렵더라고. 그 다음부터 무대 공포증이 생겨버렸죠. 하하.”(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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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은 ‘우리의 여자들’을 통해 무대 공포증을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공연장을 나서기 전 아내 목을 한 번씩 조르고 나올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한 상태입니다.(웃음)”
옆에서 듣던 안내상은 “18년 전 우현의 연기는 사실 어이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배우로서의 진가를 제대로 봤다”고 했다.
서로의 장점에 대해 묻자 안내상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친구의 ‘개성 있는 얼굴’을 꼽았다. “MBC 무한도전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편에서 현이가 1등을 했잖아요. 저는 개성 있는 얼굴을 가지지 못해 너무 한스럽습니다. 왜 부모님은 날 이렇게 잘생기게 낳았나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하하.”
이에 질세라 우현도 되받아친다. “예전부터 내상이랑 같이 다니면 남녀 모두 내상이한테 빠졌어요, 참나. 하지만 다들 제 내면을 접한 뒤엔 제게 빠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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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