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5년’ 북한의 현주소]태영호 前공사가 밝힌 공포정치
○ 김정은에 찍히면 일거수일투족 감시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선 직위가 올라갈수록 감시가 심해져서 자택 내 도청이 일상화돼 있다”며 “김정은의 나이가 어려 자신의 자식, 손자 대까지 노예 신세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절망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간부들도 많다”고 말했다고 이 위원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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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고위급 군 간부나 보위성 간부 등을 특정 아파트에 같이 거주하게 한 뒤 집집마다 도청장치를 설치하는 바람에 간부들은 집에 가서 할 말도 못하고 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에 호화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입주자들에 대해 “당의 사랑과 배려”를 받았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입주자들의 목을 죄는 올가미인 셈이다.
태 전 공사는 또 “북한 엘리트층은 체제 붕괴 시 자신들의 운명도 끝난다는 생각에 마지못해 충성하는 시늉만 내고 있으며, 주민들도 낮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엔 이불을 덮어쓰고 한국 드라마를 보며 동경심을 키워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은 2인자가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김정은 한 명만 제거하면 무조건 통일이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 노예의 사슬을 끊는 탈북
“이 순간부터 너희들에게 노예의 사슬을 끊어 주겠다.”
태 전 공사가 귀순 당시 동행한 두 아들에게 했던 말이라고 한다. 그는 “그렇게 말했는데 (한국에) 와 보니 왜 진작 용기를 내서 오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까지 든다”고 말했다고 이 위원장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태 전 공사가 오랜 해외 생활을 통해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을 보며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체감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때문에 오래전 탈북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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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전 공사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개인의 영달이 아닌, 북한 주민들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민족 소망인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일생을 바치겠다.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 공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내가 기여하기도 전에 갑자기 통일이 될까 두렵다”는 농담까지 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