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원 현황조차 파악못해 더 문제 ‘美기지 조사결과’ 환경부서 공개 거부… 서울시 “반환 앞두고 정화계획 못세워”
내년 말 반환을 앞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주변의 지하수 오염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19일 공개한 ‘기지 주변 지하수 확산 방지 및 정화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지 주변에서 벤젠과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각각 허용 기준치의 587배와 512배가 넘게 검출됐다.
지하철 녹사평역과 캠프 킴 기지에서는 지하수 유류 오염이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서울시는 2001년부터 꾸준히 정화 작업을 벌였다. 녹사평역 주변 오염도는 2004년 최고 농도 대비 70% 감소, 캠프 킴 주변은 92% 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하수법이 정한 허용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녹사평역 주변에서 벤젠은 L당 8.811mg으로 정화 기준(0.015)의 587배, 캠프 킴 주변의 석유계총탄화수소는 L당 768.7mg으로 정화 기준(1.5mg)의 512배였다. 서울시는 “2017년 말 용산기지 반환이 이뤄지는 걸 감안할 때 하루빨리 오염원 치유 계획과 용지 관리 방안이 수립돼야 하는데 현재는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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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욱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된 뒤 시민이 원하는 국가 공원으로 재탄생하려면 국토교통부 환경부 서울시가 서로 협조해 정화 계획과 후속 조치 방향을 공동 수립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