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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철 “박사모-어버이연합, 父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 부르지 마”

입력 | 2016-12-18 15:20:00

사진=신대철 페이스북 캡처


록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 씨(49)는 친박 단체가 시위에서 아버지인 가수 신중현 씨의 ‘아름다운 강산’ 부른 데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신대철 씨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TV를 보다가 너무 기가 찬 광경을 봤다. 안국역 앞에서 친박 단체들 집회 하고 있는데 이 자들이 ‘아름다운 강산’ 을 부르고 있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했다.

‘아름다운 강산’은 지난 1980년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씨(78)가 발표한 곡이다. 신대철 씨는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신대철 씨는 “아버지의 증언에 의하면 청와대가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는 내용의 강권을 행했다 한다. 즉 박정희의 찬양가를 만들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아버지는 그런 노래는 만들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 후 공화당 이라며 다시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역시 같은 내용 이었고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라는 협박도 한다. 그러나 재차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 아버지의 작품들은 줄줄이 금지곡이 된다. 당시는 ‘미인’ 이라는 노래가 대히트 되어 국민가요가 되었던 시절이다. 그런데 ‘미인’은 갑자기 금지곡이 된다. 뿐만 아니라 김추자가 불렀던 ‘거짓말’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십 곡이 금지됐다”고 썼다.

그는 “고심하던 아버지, 당시 아버지의 밴드였던 ‘신중현과 엽전들’의 2집(1974년)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한다. 오리지날 버전은 이 후 이선희의 리메이크 버전(1988년)과는 많이 다르다. 이 곡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대철 씨는 “서슬퍼런 독재권력자 박정희의 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를 하나로 아우르는 노래를 만들었지만 이 곡 역시 금지곡이 됐다. ‘아름다운 강산’의 가사를 잘 살펴보면 교묘한 메시지가 숨어있다”며 가사의 숨은 뜻을 해석했다.

그러면서 “노래는 유신 내내 금지곡이 됐다. 그러므로 박사모, 어버이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고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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