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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취준생 “ 삼수생도 창업?”… 스타트업 대표 “실패도 큰 자산”

입력 | 2016-12-14 03:00:00

제주혁신센터 채용박람회… 기업-취준생 쌍방토크 현장




2일 제주 제주시 중앙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채용박람회 ‘2016 잡수다 탐라청춘열전’이 열렸다. 구직자들은 기업 담당자들과의 대면 대화 등을 통해 취업 노하우뿐만 아니라 창업 컨설팅, 인생 상담까지 다양한 질의들을 쏟아내 열띤 토론의 장이 됐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고용존의 채용박람회는 스타트업 창업자, 중견·중소기업 채용 담당자와 도시락을 먹으며 구직 노하우부터 진로 상담까지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 후련했어요.”

 2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한 채용박람회 ‘2016 잡수다 탐라청춘열전’ 현장을 찾은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4학년 최하리 씨(25·여)의 말이다. 이 행사는 관광,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관련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 10곳만 참여했지만 열기만큼은 남달랐다.

 채용 전문가 등 소수가 마이크를 과점하는 비슷한 여느 행사와 달리 구직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채용 담당자의 일방적인 기업 소개로 그치지 않고 구직자들도 그 회사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발언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경희대 러시아어학과 3학년 김은솜 씨(23)는 “현지 기업, 스타트업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취업에 있어 대기업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구직자들은 중견·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과의 도시락 토크를 통해 막역한 선후배 사이에서나 오갈 법한 인생 상담까지 털어놓을 수 있었다.

 ○ 구직 노하우부터 창업 상담, 인생 설계까지

 “삼수생 출신도 창업할 수 있을까요?”

 이날 행사에 참석한 디자인 전문 스타트업 디피플랫폼 김형준 대표는 취업과 창업의 갈림길에 선 대학 졸업예정자에게서 이런 질문을 들었다. 아이스브레이킹(초면의 어색함을 푸는 것), 도시락 토크 등 7시간가량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자신감을 얻고서는 부모 앞에서도 선뜻 꺼내기 힘든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김 대표는 “삼수 끝에 대학에 간 한 청년이 창업을 꿈꾸고 있지만 실패하면 무너질 것 같다고 말해 왔다. 집에서는 말도 못 꺼내는 고민을 초면인 내게 해 왔다. 지금부터 창업해서 두세 번 실패해도 괜찮다고 격려해 줬다”라고 말했다.

 잡수다 탐라청춘열전은 여느 채용박람회처럼 자기소개서 작성 노하우, 면접 대처 요령 등 채용 스킬만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자신과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회사는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도록 조언했다.

 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 4학년 안희석 씨(27)는 “회사별로 필요한 직무역량이 다른데 시류에 휩쓸려 학점, 토익 등 스펙 쌓기에 몰두했던 것 같다. 나의 역량과 회사의 인재상이 부합할 때 원서를 제출하는 게 나와 회사가 서로 도움이 되는 길임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 제주 기업만의 비전 공유할 기회 얻어

 “제주도에도 기술력, 전문성을 무기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IT 회사가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릴 수 있어 도움이 됐다.”(양석현 해우리 대외사업본부장)

 잡수다 탐라청춘열전에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위치한 기업, 구직자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제주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전국에 퍼져 있는 구직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할 기회를 얻게 됐다.

 해우리와 TNDN이 대표적인 예다. 해우리는 브이패스라는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다. 브이패스로 제주 지역 내 주요 관광지에서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2009년 3월 설립돼 올해 연매출 3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TNDN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앱 개발 회사로 2015년 12월 설립됐다. 이 회사 앱을 받으면 제주 지역 지도를 이용하거나 알리페이와 연동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재호 하나투어제주 인사팀장은 “도시락 토크를 하며 구직자들이 직장, 직업을 고려할 때 어떤 부분을 주의 깊게 보는지 알 수 있었다. 채용 시 정말 전공, 학력 불문인지 등에 관한 것 말이다. 회사 인재상을 알릴 때 부족한 부분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삼육대 경영학과 4학년 엄희경 씨(23)는 “제주 기업 대표들과 대면하면서 회사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니 향토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수도권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만이 성공하는 삶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제주=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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