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새 서비스 잇따라
공인인증서나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고 송금 등의 거래를 뚝딱 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거래가 편리해지면서 금융거래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쑥쑥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모바일뱅킹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약 5390만 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가량 늘어난 규모다. 하루 평균 3조2080억 원의 은행 거래가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다.
KB국민은행도 SK텔레콤과 함께 지난달 28일 공인인증서와 보안매체(보안카드, OTP) 없이 PIN번호만으로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KB든든간편인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T인증 앱을 설치한 SK텔레콤 고객이 유심 칩에 국민은행 전용 인증서를 저장하고 이용하면 된다. 임민순 국민은행 브랜드전략부 팀장은 “고객들이 불편하게 생각한 액티브X 등을 없앴다. 저장된 인증서는 탈취, 변조 등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도 최근 모바일에서 비밀번호 6자리만으로 금융 거래를 하는 ‘휙 서비스’ 대상에 예·적금 상품 가입과 환전을 추가했다. 예전에는 소액 송금만 할 수 있었다.
은행권은 생체 인증을 이용한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1일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 인증만으로 모든 모바일뱅킹을 할 수 있는 ‘뉴 씨티모바일’ 앱을 내놓았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모바일뱅킹 지문인증 서비스를 인터넷뱅킹으로 확대했다. 석 달 만에 35만 명이 이용하자 인터넷뱅킹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말 스마트폰뱅킹 지문인증 서비스를 내놨다.
정부도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의 보안프로그램을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편의에 초점을 맞춘 금융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의 등장으로 ‘메기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시중은행들이 고객을 지키기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핀테크 회사들이 빠르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쏟아내니까 은행들도 뒤따라 인증서비스를 간소화한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