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청와대 전직 주치의-자문의들 증언
○ 대통령 숙소 옆 의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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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실은 2층짜리 독립 건물로 각 층 면적은 99m²(약 30평) 정도다. 1층에는 청와대 의무실장과 간호장교가 상주하는 사무실과 응접공간이 있다. 벽에는 역대 주치의 사진이 걸려 있다. 대통령 경호원 등 청와대 근무자의 진료도 간혹 이곳에서 이뤄진다.
2층은 대통령 진료를 위한 공간이다. 2층에는 응접실과 치과용 의자, 산부인과 시설 등 각종 의료기기가 비치된 진료실이 있다. 또 다른 방에는 침대 2개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 대통령 주치의는 “기본적인 진료는 물론이고 간단한 수술까지 가능한 수준의 시설”이라고 말했다. 의무실에 없는 의료기기는 청와대 인근에 있는 서울지구병원에서 들여오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서울지구병원은 서울 시내의 유일한 군 병원이다. 대통령과 가족, 총리나 장차관 등의 진료를 담당한다. 다만 대통령에 따라 의무실 내 시설과 위치는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 주치의-자문의-의무실장 ‘삼각 편대’
청와대 의무실장과 간호장교들은 교대근무를 하며 24시간 상주한다. 의무실장은 통상 서울지구병원 소속 군의관이 맡는다. 2013년 2월 민간인인 김원호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가 이례적으로 초대 의무실장이 됐지만 그해 말 사임했다. 그 뒤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이선우 의무실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이 맡고 있다. 간호장교 2명도 서울지구병원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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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진료가 필요한 과목이 생기면 의무실장이 이를 주치의에게 보고하고 주치의가 판단해 자문의를 청와대로 호출한다. 한 전직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과 관련된 모든 진료는 주치의가 결정한다”며 “의무실장이 간단한 처방을 하려고 해도 주치의에게 알려야 한다. 자문의가 단독으로 결정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전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26일 “청와대 약품 구입은 의무실장이 담당한다”며 대통령 비선 진료 문제에 모르쇠로 일관해 의혹만 더 키웠다.
○ “청와대 해명 이해 안 가”
전 대통령 주치의, 자문의들은 ‘청와대 의무실에는 성형미용 시술을 할 시설이 없다’는 청와대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군의관 시절 청와대 파견근무를 했었던 한 대형병원 교수는 “그 정도 시설이면 대형 수술은 못하지만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다. 청와대 의무실이 왜 그럴 능력이 없다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5년 노 전 대통령이 눈꺼풀처짐(안검하수)을 교정하기 위해 받은 쌍꺼풀 수술도 청와대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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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kimhk@donga.com·김윤종·임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