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나희덕 시인의 ‘11월’ 중에서-
최순실이란 민간인의 국정농단 사태는 정부 관료 인사 개입부터 경제, 교육, 스포츠, 문화계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헌법의 가치도, 생활의 규칙도 무너져버렸다.
잔인한 11월이다.
대답없는 청와대
그 촛불 하나하나는 물결이 되어 들불처럼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전국의 광장을 뒤덮었다.
비록 촛불 하나는 작지만, 수많은 촛불이 모여 가장 강한 항의를 하고 있다.
국민시선 쏠린 검찰
초등생 아들과 광장에 나온 한 어머니는 집회 참여가 대학생 이후 처음이라고 말한다.
제 살길만 찾는 국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법, 밤이 끝나면 새벽은 기필코 온다.
부정과 불법의 어둠이 사라질 때까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사진: 동아일보 사진부 photo@donga.com·사진공동취재단
글: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Feeling의 사진 원본은 동아일보 독자정보실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02-2020-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