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FTA 앞장… 환란때 한국과 인연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주도 예상
로스는 대선 때 트럼프 캠프 경제자문그룹(14명)의 선임정책자문을 맡아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 모금을 주도한 인물로 FTA를 비판하는 정책보고서를 작성해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역) 공략에 앞장섰다. 9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선 “한미 FTA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추진한 실패한 협정으로 이 때문에 9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는 “미국은 ‘나쁜 무역협정’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하며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상무장관으로 발탁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 금융그룹인 로스차일드 회장을 지낸 로스는 사모투자펀드 ‘WL로스&컴퍼니’를 운영하는 투자자로, 철강 석탄 통신회사 등 경영 위기에 처한 기업을 인수해 과감한 구조조정 칼질을 한 뒤 되팔아 엄청난 수익을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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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구조조정은 채권단이 부채를 탕감해 주면 로스차일드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외자를 들여와 남은 부채를 일시에 갚고 부채가 없어진 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로스는 10억 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만 들여오고 나머지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 총수 등과의 뒷거래로 정부의 구조조정기금에서 조달해 반사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이 2000년 국회에서 제기됐다. 또 로스가 한라그룹에 손을 댄 지 1년 만에 성공보수 500억 원을 포함해 모두 800억 원을 챙겨 외자 유치가 절실한 한국의 약점을 악용했다는 비난도 나왔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