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뇌물죄 입증’ 전방위 수사] K스포츠, 롯데-SK에 지원요구 이후 면세점 4곳 추가 ‘조변석개 정책’ 檢, 기재부 담당부서 집중 조사… 최경환 “면세점 외압 불가능” 반박 최순실-안종범, 변호인 外 접견금지… 정유라 와도 못만나 ‘말맞추기 차단’
SK 본사 압수수색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을 들고 나오고 있다. 검찰은 최순실 씨와 청와대가 대기업으로부터 재단 출연금 등을 받은 대가로 면세점 특허권 부여 과정에도 개입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면세점 특혜 대가성 수사
지난해 롯데와 SK의 면세점 특허권을 박탈한 지 불과 5개월 만인 올 4월 정부는 외국인 관광 특수 등을 명목으로 면세점 4곳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의 발표에 조변석개(朝變夕改)가 따로 없다는 비판이 컸다. 검찰은 바로 이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올해 1월 SK와 롯데로부터 각각 111억 원, 45억 원을 출연 받았다. 그런데 K스포츠재단은 올 3월 SK와 롯데에 다시 80억 원과 75억 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는 박 대통령이 최태원 SK 회장을 2월에 독대하고 신동빈 롯데 회장을 3월에 독대한 이후였다. 추가 출연은 끝내 무산됐지만 청와대가 개입해 면세점을 고리로 롯데와 SK를 집중 공략했을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롯데면세점 승인 현안과 관련해 롯데 최고위 임원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의 접촉을 시도한 롯데 자료가 수사 당시 발견됐다는 의혹에 대해 최 전 부총리는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최 전 부총리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과정에서 롯데는 물론이고 그 어느 기업과도 접촉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면세점 승인 절차는 엄격하고 공정해 누구도 승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고 말했다.
○ 모든 혐의 수사하겠다는 검찰
현재 검찰은 박 대통령의 직권남용 및 뇌물죄 입증에 필요한 곳이라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두 수사하겠다는 기세다. 전날 압수수색한 삼성그룹의 합병 건은 당시 여론이 외국계 펀드인 엘리엇이 국내 대표 기업을 장악하게 둘 수 없다며 합병을 지지한 측면이 있었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 초반에 검찰이 이들 의혹 수사에 미온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비난하며 폄훼하자 검찰도 강경대응으로 급선회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명령’을 결정했다. 이는 검찰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요청한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 최 씨는 딸 정유라 씨(20)가 면회를 와도 만날 수 없다.
법원은 또 이날 검찰이 청구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구속사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나온 첫 영장 기각이다. 조 전 수석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