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액 5兆 역대 2위 규모 불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빼면 성적 저조
올해 IPO 시장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양적 성장에 비해 내실이 부족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새로 상장된 61개 종목의 공모액은 총 5조1131억 원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3조2920억 원(11개사), 코스닥 시장에서는 1조8211억 원(50개사)의 자금이 공모시장에 흘러들어 왔다. 공모액만 놓고 보면 2010년(10조908억 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반 공모 청약률도 45.34 대 1에 그쳤다. 다른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194.9 대 1), 삼성SDS(135.19 대 1) 상장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이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 가격이 높다 보니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공모시장이 2010년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최대어로 꼽히던 호텔롯데가 6월 롯데그룹 검찰 수사로 상장 계획을 연기하면서 김이 샜다. 호텔롯데 공모액은 5조 원 안팎으로 예상되면서 역대 최대였던 삼성생명 공모액(약 4조9000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내년 IPO 시장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 특히 코스닥 시장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IPO를 준비 중인 호텔롯데, 넷마블게임즈 등은 덩치가 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깜짝 수익을 내기 어렵다. 하지만 소형주가 포진한 코스닥 시장에서 대박에 가까운 깜짝 수익률을 내는 종목이 나오면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코스닥 시장이 활황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