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격랑, 흔들리는 세계질서]크리스티 부위원장 등 인수위 개편
공화당 연방 의원들은 펜스가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돼 ‘실세형 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물론이고 주변 인물 대부분이 정치 경험이 일천해 의회와의 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6선 하원의원과 인디애나 주지사 출신인 펜스가 백악관과 의회의 연결 고리 역할을 맡을 경우 국정 운영이 그만큼 수월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펜스의 부상은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었다. 트럼프 진영은 부통령 후보를 찾던 7월 경선 라이벌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측과 접촉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묻고 “(트럼프의) 부통령은 내무와 외무를 모두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식의 측근을 통해 알려진 이 일화는 트럼프가 국정의 상당 부분을 부통령에게 위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다. CBS 방송은 선거 다음 날인 9일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 같은 거래가 펜스와 이뤄졌다 해도 놀랍지 않다”며 “트럼프가 불확실성으로 인한 실패를 막으려면 펜스가 행정부에서 엄청나게 강력한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브리지게이트’ 의혹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인수위원장 자리마저 내주게 됐다. 2013년 주지사 선거에 나온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뉴저지와 뉴욕을 잇는 다리에 고의로 교통 체증을 유발시켰다는 의혹에 휘말려 최근 자신의 측근 두 명이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는 대신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아 내년 첫 조각 때 법무장관과 상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또 다른 부위원장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은 각각 법무 국방 국무장관 물망에 올랐다.
CNN은 “연방법에 따르면 대통령을 포함한 공직자는 친인척을 고용할 수 없다”며 “트럼프가 법에 정면으로 도전한다면 국정에 혼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비교적 역할이 불분명한 백악관 선임보좌역을 맡거나 빌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건강보험 개혁 태스크포스를 책임졌던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