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수상자들… 홍콩-싱가포르 6일간 과학 탐방 지진-태풍 등 체험하며 원리 찾아
4일 싱가포르과학관을 찾은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 수상자들이 음악 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철가루를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금속 코일을 감아 만든 전자석에 전기를 통하게 했다 끊었다 할 때 철가루가 반응하는 게 원리다. 홍콩·싱가포르=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작은 공기방울보다 큰 공기방울이 더 빠르게 올라갑니다. 부력이 크기 때문이죠.” 안내원의 설명에 허 양은 원리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38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동아일보·미래창조과학부 주최)에서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학생과 교사들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학생들은 홍콩과학박물관, 싱가포르과학관, 싱가포르국립대 등을 찾아 아시아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체험했다. 이번 연수는 ‘자원이 없는 한국이 살아갈 방법은 과학기술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1979년 1회 대회부터 단독 후원을 해온 한국야쿠르트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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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P파와 좌우로 흔들리는 S파가 합해지면 L파라고 부릅니다. 건물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큰 피해는 이때 일어나는 거예요.”
신병학 충북교육과학연구원 연구사가 ‘P’라고 쓰인 버튼을 누르자 천장에 일렬로 설치된 빨간색 공이 앞뒤로 흔들리면서 서로 부딪쳤다. ‘P’와 ‘S’ 버튼을 함께 누르자 이번에는 공들이 여러 방향으로 부딪치며 흔들렸다. 충북 진천상산초 6학년 유은별 양은 “지진이 나면 저 공처럼 땅이 흔들린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소파와 TV 등이 있는 거실처럼 꾸며진 지진 체험공간에서 통째로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체험공간 안에 들어간 학생들이 가장 센 강도인 ‘연약한 지반 위에 세워진 건물’ 버튼을 누르자 거실 바닥이 좌우로 마구 흔들렸다. 거실 한가운데 설치된 기둥을 붙잡고 서 있던 대전 한밭초 6학년 김서진 양과 울산 웅촌초 5학년 정민채 양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지진을 체험한 충남 논산대명초 5학년 오윤진 양은 “지진 대비 설계를 건물뿐 아니라 가구 등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태풍을 체험하는 원통 모양 기구 속에서 초당 35m의 거센 바람을 직접 몸으로 맞은 충북 남평초 6학년 남궁성윤 군은 “일기예보에서 숫자로만 접한 태풍이 얼마나 센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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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을 전공하면 어떤 진로가 있나요?”(경남 창원과학고 2학년 이서현 양), “학부 과정에서도 대학원 수업을 들을 수 있어요?”(경기 일산대진고 1학년 박진서 군)
학생들은 입학 절차, 학교 생활, 졸업 후 진로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 씨는 “공부하려는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싱가포르에서 유학하던 중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지만 오히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계기로 삼았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충북 수한초 임현숙 교사는 “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경험하면서 미래를 꿈꾸고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콩·싱가포르=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