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시절 이성민. 사진제공|kt 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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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팀에 가장 기본이 되는 전력보강 수단은 ‘특별지명’이다. 기존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인 외 ‘즉시전력’들을 수혈할 수 있다. 선수 당 10억원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포함해 최고 유망주들을 데려올 수 있는 기회다.
보호선수 명단은 FA(프리에이전트)들이 원소속구단과 협상 중이던 2014년 11월 24일 kt로 전달됐다. kt는 외부 FA 시장이 열리고 하루 뒤인 28일 특별지명명단을 발표했다. 당시 FA 시장에서 소극적이던 kt에 특별지명은 가장 중요한 선택이었다.
당시 조범현 감독과 kt 운영팀은 9개 구단, 18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놓고 다양한 결과물을 도출해내고 있었다. 보호선수명단 전달 전부터 예상선수를 두고 ‘시나리오’도 작성했다. A구단에서 B를 데려오면, C구단에선 D를 지명하는 식의 구상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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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2년차, 1군에서 성과까지 남긴 미래가 창창한 투수였다. kt는 당초 지명하려던 선수에서 급선회해 시나리오를 다시 짰다. 회의에 참석했던 kt 관계자는 “당시 NC의 핵심유망주 이성민이 보호선수에서 제외돼 구단에선 깜짝 놀랐다. 우리도 가능한 정보라인을 총동원해 이유를 추적했다. 그 결과 이성민이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했고, 야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성격 등이 원인으로 파악됐었다”고 밝혔다.
결국 kt가 이성민을 특별지명하자, 야구계에선 ‘이성민이 왜 보호선수 20인에 들지 못했나’라는 의구심이 퍼졌다. NC 측은 함구하려 했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코칭스태프와 사이가 좋지 않다’, ‘선수의 평소 태도와 사생활에 문제가 있다’, ‘군 입대를 해야 하는 대졸선수’ 등의 얘기가 퍼졌다.
이성민은 kt 유니폼을 입고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5대4 초대형 트레이드의 핵심선수였고, 롯데에서 필승조로 활약했다. NC가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면, kt뿐만 아니라 롯데까지 2팀이나 피해를 본 셈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