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O 웰터급 타이틀전 판정승 4월 복싱 떠나 필리핀 상원의원 활동… “의원 월급 만으론 도와주기 힘들어” 7개월만에 은퇴 번복 화려한 복귀
771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필리핀의 복싱 전설 매니 파키아오(38)가 돈 때문에 링에 복귀했다.
지난해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39·미국)와 세기의 대결을 치른 뒤 올 4월 은퇴를 선언했던 파키아오는 6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토머스 앤드 맥 센터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인 제시 바르가스(26·미국)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파키아오는 이날 경기 전 미국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재정적인 도움을 요청하는데 무시할 수 없다. 가족도 도와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공식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복싱을 주 수입원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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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아오가 돈 부족을 호소하는 것은 꾸준하게 하고 있는 기부 때문이다. 메이웨더와의 경기 대전료 중 500억 원도 필리핀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파키아오는 ‘PhilBoxing.com’과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힘이 닿는 한 복싱을 할 것이다. 내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아오는 이날 승리로 59승(38KO) 2무 6패를 기록하며 통산 세 번째 WBO 웰터급 타이틀을 따냈다. 파키아오는 이날 폭발적인 펀치를 보여 주지는 못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한 차례 다운을 뺏어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