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한류월드에 조성 중인 1조4000억 원 규모의 K-컬처밸리 사업이 청와대 제안에 따른 것이며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를 도왔다는 경기도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앞서 K-컬처밸리 사업의 배후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연루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경기도는 차 씨가 개입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4일 복수의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2월 K-컬쳐밸리 조성을 위한 투자협력 의향서(LOI) 체결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이 사업을 정부 문화융성프로젝트의 하나로 포함해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문체부도 경기도 담당 부서로 이메일을 통해 투자의향서 체결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니 남경필 지사도 참석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했다.
또 "청와대에서 전화를 받기 전 CJ 측의 제안에 따라 K-컬쳐밸리 테마파크 조성 사업을 협의 중이었다. 갑작스럽게 정부 사업으로 포함해 협약을 체결하자고 했으나 당시 준비가 덜 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사업이라 누구라도 환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차은택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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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되자 그동안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K-컬처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위는 CJ 측이 외국인투자기업을 급조해 경기도로부터 부지 가액의 1%에 50년간 장기 임대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외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지난해 6월 설립돼 실적도 미미한 싱가폴 방사완브라더스를 끌어들여 사업시행자 케이밸리를 급조했다는 것.
경기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1%대의 대부금리를 적용한 것은 외국인투자 촉진법과 경기도 공유재산관리 조례에 따른 것"이라며 "어떤 특혜나 의혹도 없다. 만일 최순실 사태로 인해 CJ,가 손을 떼면 이 사업은 또 표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