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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재정위기 당시 이탈리아-그리스 거국내각 구성

입력 | 2016-10-29 03:00:00

[토요판 커버스토리]정국 수습, 답을 찾아라
伊, 無당적 경제학자 총리가 개혁 주도
그리스, 야당과 연정… 긴축정책 파열음




 2011년 유럽 대륙을 휩쓴 재정 위기 당시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거국내각 구성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그해 9월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최장수 총리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두 달 뒤 물러났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경제학자인 마리오 몬티 밀라노 보코니대 총장을 새 총리에 지명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달하는 1조9000억 유로(약 2375조 원)의 국가채무와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었다.

 몬티 총리는 직접 자신이 경제재무부 장관을 겸임하고 당적조차 없는 비정치인 실무 전문가만으로 내각을 꾸렸다. 장관은 26명에서 19명으로, 차관은 40명에서 28명으로 줄였다. 몬티 총리는 “해고보다 이혼이 더 쉽다”며 노동시장 개혁을 주도했다. 또한 △긴축예산 △증세 △국유재산 매각 △연금지급 연령 한시적 상향 조정 등도 추진했다. 재정 위기 속에 거국내각을 이끈 몬티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난 2013년 4월까지 이탈리아의 재정 적자를 크게 줄이고 유럽연합(EU)이 제시한 경제개혁안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도한 부채와 재정난에 시달리던 그리스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정권도 2011년 11월 불명예 퇴진했다. 총리직을 넘겨받아 구원 투수로 등판한 이는 루카스 파파디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였다. 파파디모스 총리의 임무는 EU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고 긴축예산안의 의회 비준을 받는 것이다. 그는 집권 사회당의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유임시키고 외교 국방 장관 등 일부 요직에 야당인 신민주주의당 인사들을 기용했다. 교육종교부 장관직 등 일부 자리는 전문가에게 맡겼다.

 파파디모스 총리는 연금, 복지예산, 공공부문 임금 등을 큰 폭으로 줄이는 고강도 긴축 재정안을 마련했다. 세제와 노동시장 개혁도 추진했다. 그는 2012년 2월 “고통스럽더라도 긴축 조치를 취하면 올해 재정 흑자도 가능하다. 긴축안 반대자는 정부를 떠나야 한다”며 개혁을 밀어붙였다.

 거국내각에는 어려움도 많이 뒤따랐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는 사사건건 몬티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비난하며 경제위기를 몬티 총리 탓으로 돌리고 정권을 흔들었다. 파파디모스 그리스 총리는 긴축예산을 추진했지만 정치인들은 여전히 선심성 정책에 매달렸다. 일부 의원들은 지인, 지지자들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려고 했고 세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도 부동산특별세 면제 법안을 추진했다. 급기야 거국내각을 구성한 3개 정당 중 하나인 소수정당 ‘라오스(LAOS)’는 긴축예산안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라오스 소속 장차관 4명이 사퇴하기도 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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