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24와 함께하는 독자서평] ◇피로사회/한병철 지음/김태환 옮김/128쪽·1만 원/문학과지성사
※지난 일주일 동안 292편의 독자 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왜 사회와 경제가 발전해가면서 우리가 겪는 불안과 우울증세는 점차 늘어만 갈까? 저자는 통제사회에서 성과사회로 접어들면서 우리를 지배하는 핵심 조동사가 ‘해야 한다’에서 ‘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부정성’의 사회에서 이제는 ‘긍정성’의 사회를 살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은 이 사회의 메커니즘 상부에 위치한 존재, 흔히 기득권이라 일컬어지는 부류에 의해서 정해진 이상향이다. 그들이 정해놓은 길을 좇을수록 결국 우리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늘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고군분투는 기득권층만 더욱 배 불리는 것으로 귀결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피로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가 저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피로와 불안에서 벗어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이제 관점을 새롭게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질서가 반드시 옳다는 맹목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제까지 타인이 규정한 이상에 다다르지 못한 자기 자신을 한탄하고 외로운 가해자로 살아갈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성과사회, 피로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임용섭·서울 도봉구 방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