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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충전에 서울∼부산 주파… 전기차, 센놈이 온다

입력 | 2016-10-25 03:00:00

GM, 볼트EV 내년 국내 출시




 

GM의 순수 전기차 ‘볼트(Bolt)EV’가 내년 상반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전략적 파트너사인 LG전자가 배터리팩, 구동모터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했다. 한국GM 제공

내년엔 서울에서 부산까지 380km 거리를 단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전기자동차가 국내에서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공식 출시된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서울에서 충남 금산군(190km)까지만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주행거리가 2배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6 한국전자전(KES)’에서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EV’의 내년 상반기(1∼6월) 한국 출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된 볼트EV가 10개월 만에 국내에서도 처음 선을 보이는 자리다.

 볼트EV는 미국 GM이 전기차의 대중화를 노리고 내놓는 전략 차종으로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전자가 배터리팩, 구동모터, 계기반 등 핵심 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했다.

 

볼트EV는 기존 전기차보다 늘어난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383km(약 238마일)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국내에 출시되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191km)의 2배에 해당하는 거리다. 강력한 경쟁자로 예상되는 테슬라 ‘모델3’의 예상 주행거리(346km)보다도 길다. 가격은 미국 판매 기준으로 3만7500달러(약 4200만 원) 수준이며 국내에서 비슷한 가격이 책정돼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 원 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 증가는 모든 자동차업체의 주요 과제다. 르노는 올해 파리 모터쇼에서 가격은 2만3600유로(약 2926만 원)에 주행거리가 400km에 이르는 전기차 ‘조에(ZOE)’를 공개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회사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와 독일 다임러는 주행거리 400km인 ‘덴자(Denza) 400’을 선보였다. 기술 향상으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50% 이상 늘어 효율이 증가한 덕분이다.

 자동차업계는 볼트EV의 국내 출시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경쟁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전기차도 실용적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는 아직까지 더딘 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기차 등록대수는 237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230대)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중 절반 가까이는 올 6월 출시된 아이오닉 일렉트릭(1131대)이다.

 그러다 보니 전체 자동차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6월 내놓은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16’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의 비중은 0.2%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의 경우, 그 비중이 각각 23.3%, 9.7%에 이른다. 이 두 국가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신규 등록을 금지할 계획을 세우는 등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주행거리가 늘어난 전기차가 나오더라도 충전 인프라가 그만큼 따라주지 못하면 전체 시장이 커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현재 606대인 급속 충전기를 올해 말까지 2배 수준인 1222대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주행거리가 늘어난 전기차의 등장과 맞물려 전기차 구입 시 받을 수 있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