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공항 가는 길’에 등장하는 고 장욱진 화백의 고택(왼쪽사진)은 ‘애인’의 주요 촬영지였던 서울 올림픽공원이 그랬듯 영상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스튜디오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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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의지대로 이어갈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운명적인 감정이다. 설령 배우자가 있는 남녀의 사랑이라고 해도 윤리적인 잣대를 거둔다면 그 감정만큼은 탓할 수 없다. 김하늘·이상윤 주연의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불륜을 미화한다는 비판보다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 정통 멜로로 각광받는 이유다. 이런 반응은 처음이 아니다. 꼭 20년 전인 1996년 유동근과 황신혜가 출연한 MBC 드라마 ‘애인’이 있었다. 30대 기혼 남녀의 사랑을 담아내며 사회적 이슈와 논란을 불러모은 드라마는 한편으로 여전히 웰메이드 멜로로 기억되는 명작이다. 20년 차이로 탄생한 두 편의 ‘문제적 드라마’를 파헤쳤다.
■1 가을, 멜로, 성공적
■2 김하늘 카디건·황신혜 귀걸이 스타일 인기
■3 장욱진 화백 고택·서울 올림픽공원 명소로
‘공항 가는 길’과 ‘애인’은 내용뿐만 아니라 드라마 안팎에서도 닮아 있다. 마치 20년을 사이에 둔 ‘평행이론’의 양상을 드러낸다. 평행이론이란 서로 다른 시대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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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여주인공의 스타일이다. 뛰어난 감각을 자랑하는 두 여배우는 드라마 안에서도 그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30대의 세련된 성숙미를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황신혜는 ‘반짝이 핀’ ‘링 귀걸이’ 등을 유행시키며 당시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떠올랐다. 김하늘 역시 트렌치코트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카디건으로 올가을 패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극중 선보이는 빨간 립스틱, 진주귀걸이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세 번째는 촬영 장소. 빼어난 영상미 속에 담긴 공간은 곧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명소로 자리 잡았다. ‘공항 가는 길’에서 이상윤의 집으로 나오는 장소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서양화가 1세대 고 장욱진 화백의 고택이다. 한옥과 양옥 각 한 채로 이루어져 있고, 양옥은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404호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고즈넉한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듯하다. ‘애인’의 명소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이다. 너른 언덕에 서 있는 큰 나무 한 그루.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유동근과 황신혜가 하얀 벤치에 앉아 수화로 대화하고, 귓속말을 속삭이던 장면은 쉽게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