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훼손한 폭행피의자 범행… 사제총 16정-폭발물 1점 소지 번동서 “둔기로 때린다” 신고… 40대, 출동 경위 향해 9발 발사 70대 시민 1명도 복부에 피격 부상… 경찰과 대치중 시민 도움으로 검거
피의자는 경찰에게 총을 쏘기 전에 폭행 피해자를 뒤쫓으면서 6발을 난사해 부근을 지나던 70대 행인이 복부에 유탄을 맡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시민들은 공포의 밤을 보내야 했다.
쓰러진 경찰관… 압수한 사제총 19일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근처 도로 위에서 성모 씨가 쏜 사제총에 맞아 김창호 경위가 쓰러지자 한 동료가 다급히 달려와 상태를 살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경찰이 성 씨에게서 압수한 사제총(오른쪽). YTN 화면 캡처·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광고 로드중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성 씨가 갖고 있던 사제 총기 16정을 수거했다. 총기는 나무로 제작됐다. 경찰은 성 씨가 인터넷에서 총기 제작법을 보고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성 씨의 가방에는 칼과 망치, 사제 폭발물 1점도 들어 있었다.
성 씨는 총기난사를 자행하기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큰누나가 부동산 잠입 경찰과 강북경찰서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앞으로 나는 2, 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부패친일 경찰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다. 경찰의 살인누명 음모를 알고 있지만 생활고로 인해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성 씨는 과거 두 차례 강간 범죄를 저질러 2003년 6월 12일부터 2012년 9월 12일까지 9년 3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출소한 뒤인 2014년 1월부터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있었지만 이날 이를 끊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성 씨의 총기 발사로 사제 총기·폭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 1월부터 온라인에 사제 폭발물 제조법을 게시·유포하면 처벌하도록 개정된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는 관련 내용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해외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구글 등 해외 사이트에 ‘gun making’ ‘Homemade gun’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사제 총기 제작방법을 아는 건 어렵지 않았다. 동영상에서는 자신의 기술을 과시하듯 자극적이고 뽐내는 듯한 내용이 많아 사람들에게 총기의 위험성 및 관리에 대한 허술한 인식을 심어준다.
광고 로드중
김단비 kubee08@donga.com·김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