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천양지차?
'불법조업 문제'를 다루는
중국의 자세!
7일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의 고속정을 침몰시켜
한-중 외교갈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 정부가 불법조업 중국 어선에 포격을 허가한다고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는 "한 국가 전체의 민족주의적 집단 발작, 한국 해경이 중국 어선에 함포를 사용할 경우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발했죠.
'보복'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강력 반발한 중국 정부. 하지만 실제 중국 당국자를 개별적으로 만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간부들을 만나면 비공식적으로 "중국 어선 불법조업 문제를 촉발시킨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며 사과를 합니다.
공식적인 대응과는 달리 개별 만남에선 사과를 전하는 중국 당국자들의 이같은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를 두고 중국 특유의 이중적인 외교법 즉, '창훙롄 창바이롄'의 일종이라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는 경극에서 비롯된 말로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쪽에서는 '붉은 얼굴(강하고 거친 자세)'로 노래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하얀 얼굴(온화한 자세)'로 노래한다는 뜻입니다.
불법조업 문제를 놓고 중국 당국은 붉은 얼굴로, 당국자는 개별만남에서 하얀얼굴을 한 채 '호통치고 달래는' 강온양면의 외교법을 펼치고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양면 중에 붉은 얼굴이 너무 강렬했습니다. '민족주의 논조'가 강한 중국 환구시보의 보도를 인용하며 중국 당국 및 인민 전부의 의견인 것처럼 해석한 한국 언론의 책임도 있는데요.
사실 환구시보는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이긴 하나 자체적으로 이윤을 남겨 운영해야하는 상업지입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문구로 인민을 선동하려는 색채가 강한 곳이죠.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를 두고 적반하장식으로 강경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한국에 알려진 것과 실제 중국 당국의 분위기는 온도 차가 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중국 당국의 강온양면 외교법이든
실제와는 달리 분위기가 과장된 것이든
어쨌든 한국 정부는 우리가 취한 조치가
국제법에 맞고 합당한 것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정당하게 실행하면 될 것 입니다.
양국 관계 악화는 애초 불법을 저지른 중국어선과 담당 책임자인
중국 정부가 걱정해야할 일이지 한국이 고민해야할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해경의 단속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국 해양수산부의 어업구역 획정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이다. 중국 정부와 한 차원 높은 협력과 공조를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수근 중국 둥화대학교 국제문화교류대학 교수
*우수근 교수의 ‘중국의 창’ 칼럼을 바탕으로 만든 카드뉴스입니다.
원본: 동아일보 중국의 창-‘창훙롄(唱红脸) 창바이롄(唱白脸)-불법조업 중국의 속내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조성진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