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례용 '정'을 쓰레기통으로 쓰는 나라.
공공디자인의 창의성은 이런게 아니야!
이렇게 생긴 쓰레기통, 본 적 있으신가요?
사실 이 것은 우리의 전통 그릇 중 제례에 쓰는 정(鼎)입니다.
조상이나 하늘에 바치는 음식을 조리하던 솥의 일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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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장을 담가 보관하는 옹기 항아리, 돌절구 등 우리의 전통 용기들이 길거리 쓰레기통 디자인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거리 곳곳엔 전통 문화를 왜곡한 공공디자인이 넘쳐납니다.
전통 체험 행사장에서 옹기를 본 외국인이 “한국인은 쓰레기통에 음식을 담그냐”며 경악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됩니다.
옛 것에 익숙지 않은 젊은 세대도 비슷한 실정이죠.
“아마 누군가가 처음 (쓰레기통) 아이디어를 냈을 땐 참신하다고 칭찬받았을 겁니다.
전통의 오용이나 남용이란 인식이 없었을 거예요.
창의성을 표출하기 어려운 공직사회의 경직성이 만든 결과물이입니다.”
- 공공디자인 전문가 박효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공공디자인은 화려함이나 얼마나 주목받느냐의 외양이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성이 핵심이어야 합니다.
최근 가장 많은 간판 정비 사업의 목표도 시민들의 시각공해를 없애고 알아보기 쉽게 만드는 것이죠.
전은경 ‘월간디자인’ 편집장도 “보기에 근사한 벤치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앉아 쉬기 편한 게 진짜 공공디자인이다.” 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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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쓰레기통 디자인은 쓰레기통의 ‘본질’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항아리나 절구 형태는 쓰레기의 너저분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정(鼎)은 쓰레기를 버리기 쉽지 않으며 나중에 수거하는 분들도 이용하기 불편합니다.
항아리나 제례용 정에 쓰레기나 담배꽁초가 수북한 모습을 선조들이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전통을 살리며 쓰임새도 적절한 공공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본: 정양환 기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