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 개막작엔 한국영화 ‘춘몽’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에도 국내외 배우와 감독 등 영화 관계자와 관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시작된 영화제의 꽃 ‘레드카펫’에는 300여 명의 배우와 감독, 제작사 관계자들이 섰다. 개막작 ‘춘몽’의 배우 한예리를 비롯해 안성기 배종옥 박소담 등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원로인 임권택 감독, ‘그물’의 김기덕, ‘덕혜옹주’의 허진호,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영화팬들을 만났다. 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아프리카 감독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술레이만 시세도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스타급 배우들의 참석이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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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를 놓고 부산시와 1년이 넘게 갈등을 겪은 뒤의 개막식이라 의미가 남다르다”며 “그간 있었던 불협화음을 청산하고 새로운 20년을 위해 도약하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영화인은 물론이고 부산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고 했다.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오후 8시경 시작된 본행사는 배우 설경구 한효주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막작으로는 한국 영화인 장률 감독의 ‘춘몽’이 상영됐다. 이 작품은 작은 술집을 운영하며 병든 아버지를 돌보는 젊은 여자 예리(한예리)와 그의 마음을 얻으려 애쓰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물간 건달과 탈북자, 어리바리한 집주인 아들 등 주인공들이 옥신각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소소한 감동을 준다.
개막식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 감독은 “영화를 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도움을 많이 받아온 만큼 영화제가 풍파에 흔들림 없는 소나무를 내세운 공식 포스터처럼 계속 잘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배우로 출연한 양익준 감독도 “앞으로 영화와 삶에서 건강한 생태계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을 찾은 관객 임하나 씨(27)는 “부산시민으로서 부산의 자랑인 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한다. 갈등은 이제 매듭짓고 세계 영화팬에게 사랑받는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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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개국 299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는 15일까지 영화의 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5개 극장에서 열린다. 예매 및 문의 www.biff.kr
부산=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