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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408필 이끌고 “정조대왕 납시오”

입력 | 2016-10-07 03:00:00

10월 둘째 주말 다양한 가을축제 열려




 1795년(을묘년) 조선 정조 임금은 신하와 악대 병사 등 6000여 명과 말 780필을 이끌고 창덕궁을 나섰다. 행렬은 숭례문을 거쳐 한강을 건넜고 지금의 경기 의왕시와 수원시 경계인 지지대고개에 도착했다. 이어 정조는 화산(華山·현 경기 화성시) 현륭원(顯隆園)을 참배했다. 유명한 정조의 을묘원행(乙卯園幸)이다.

 200여 년 전 거행됐던 을묘원행이 옛 구간 그대로 재현된다. 8일부터 이틀간 펼쳐지는 ‘2016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행사가 서울 창덕궁에서부터 경기 수원시 화성까지 이어지는 47.6km 구간에서 열린다. 그동안 수원시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했던 을묘원행을 부분적으로 재현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며 처음으로 전 구간을 재현한다. 전체 인원 3069명, 말 408필이 동원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첫째 날인 8일 오전 8시 반 창덕궁에서 출궁 의식으로 행사가 시작된다. 이후 한강에 다다르면 전통 방식인 배다리를 설치해 강을 건넌다. 공병부대 소속 군인 197명이 부교 6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직접 배다리를 건널 수 있다. 중간 도착 지점인 노들섬에서는 정조대왕에게 진상된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됐다.

 둘째 날인 9일에는 서울 금천구청을 출발해 만안교, 안양역(안양행궁지), 의왕시(사근행궁지), 지지대고개, 화성행궁을 거쳐 오후 6시 30분 연무대에 도착한다. 시민들이 안양행궁지에 설치된 백성상언(왕이 억울함을 듣고 해결해주던 제도) 게시판에 민원을 넣으면 안양시가 이를 발췌해 시정 개선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수원 화성 일대에서는 세계문화유산 화성 축성(1796년) 220주년을 기념해 7일부터 9일까지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린다. 야간에 해설을 곁들여 화성을 둘러볼 수 있는 ‘밤이 들려주는 정조 이야기’ 등이 진행된다. 전야인 6일부터 시작되는 수원등불축제도 볼 만한 행사다.

 이번 주말 서울에서는 다양한 가을축제가 펼쳐진다. 9일 세빛섬과 예술의전당을 잇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0차로 4.4km 구간이 ‘2016 서리풀 페스티벌’의 무대로 변신한다. 당초 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1주일 연기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서초강산 퍼레이드’는 수십 대의 수방사 헌병대 ‘사이드카’(순찰 오토바이)와 마장마술 기마대 퍼포먼스, 반려견 100쌍이 커플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행진하는 퍼레이드 등 다양한 볼거리로 준비됐다.

 7∼9일 서울 노원역 일대에서는 ‘2016 노원 탈축제’가 열린다. 행사의 백미는 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퍼레이드로 동일로 2개 차로를 통제한 상태에서 북서울미술관부터 2.1km 구간을 6000여 명의 주민이 탈을 쓰고 행진한다. 8일 저녁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국내 최대 불꽃축제인 ‘2016 세계불꽃축제’가 열린다. 서울시는 교통 혼잡을 우려해 이날 오후 2시부터 9시 반까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 양방향 도로의 차량 통행을 통제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