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성공한 기업인 맞나… 트럼프 탈세논란 확산

입력 | 2016-10-04 03:00:00

NYT “18년간 소득세 한푼도 안내”
클린턴측 “의도적 세금회피” 비난… 트럼프 “내가 세법 고칠 적임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사진)의 탈세 논란이 미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뉴욕타임스(NYT)가 1일 법망의 허점을 이용해 트럼프가 거액의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자 탈세냐 절세냐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1995년 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9억1600만 달러(약 1조113억 원)의 손실을 신고했다. 트럼프는 면세 혜택을 받아 이후 18년 동안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트럼프의 손실은 1990년대 초반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3개 카지노 및 항공사업 운영난 등에 따른 것이다. 1995년 이후 트럼프의 과세 가능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면제받은 세금은 18년간 수입을 연간 5000만 달러(약 550억 원)로 잡았을 때 발생하는 소득세를 넘어서는 규모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면서 “세금 면제 규모가 크지만 트럼프의 행위가 잘못(wrongdoing)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트럼프가 부유층 가족들에게 특혜를 주는 세제를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 보여 준다”고 꼬집었다.

 언론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관심이 트럼프의 알리시아 마차도(1996년 미스 유니버스) 비하 발언 논란에서 세금 문제로 급속히 이동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클린턴 후보에 비판적인 폭스뉴스는 “탈세인지 절세인지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지지율 추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클린턴 측은 공격에 나섰다. 클린턴 캠프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2일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얼마나 형편없는 기업인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해 왔는지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지지 유세에 다시 나선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같은 억만장자는 세제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어 연방소득세 납부도 피할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나는 역대 어느 대선 후보보다 복잡한 세법을 더 잘 안다. 내가 조세 제도의 문제점을 고칠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 정권인수위원장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세법을 다루는 데 트럼프만큼 천재성을 보여 준 사람도 없다. 현행 연방 조세 제도가 완전히 엉망인데 이번 일은 트럼프가 왜 그 문제를 고칠 적임자인지를 잘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