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축구국가대표팀에게 10월 카타르, 이란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월 초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 졸전으로 비난을 자초한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스포츠동아DB
카타르·이란전 월드컵 본선행 분수령
새 전술·라인업 변화 지도력 시험대
카타르(10월 6일·수원), 이란(10월 11일·테헤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4차전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이 10월 3일 수원에서 소집된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중국과의 홈 1차전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원정 중립경기로 치러진 시리아와의 2차전에선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1승1무(득실차 +1)로 우즈베키스탄(2승), 이란(1승1무·득실차 +2)에 이어 중간순위 3위에 올라있다.
A·B조로 나눠 최종예선을 진행하는 아시아에선 각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3위간 플레이오프(PO)를 통해 승리한 나라가 북중미 4위와 한 차례 더 PO를 펼쳐 본선행에 도전한다.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카타르전과 이란전 결과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도 말했듯, 대표팀은 시리아전에서 승점 2를 잃었다. 당연히 꺾어야 할 상대에게 승점 1을 얻는 데 그쳤다. 게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엔트리 구성과 단조로운 전략으로 큰 질책을 받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참패 이후 한국축구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첫 비판이었다.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단조로운 포메이션, 상대를 몰아세우지 못하고 비켜가는 전술로는 또 한 차례 실망감만 안겨줄 수 있다. 그동안 라인업의 경우에는 맹목적이다 싶을 정도로 해외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돌이켜보면 최종예선 무대가 아닌, 승패에서 좀더 자유로운 친선경기에서 더 많은 K리거의 능력을 테스트해보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제라도 소집 훈련에서 나타난 몸 상태에 따라 좀더 냉철하게 라인업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경기 양상에 따른 벤치의 순간적 대응능력도 절실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다. 뜻하지 않게 상황은 꼬였고, 상대도 만만치 않다. 배가 거친 풍랑을 만나 흔들릴 때 비로소 선장의 진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제대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축구의 목표가 단순히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달라진 슈틸리케호를 기대해본다.
김도헌 스포츠1부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