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백혈병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불과 52세를 일기로 26일 별세했다. 한국축구를 이끌어나갈 수많은 선수들을 길러낸 이 감독의 갑작스러운 비보로 한국축구계는 큰 슬픔에 잠겼다. 스포츠동아DB
■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백혈병 투병중 별세
2000년부터 유소년축구 지도자 생활
28년 만에 인천AG 금메달 이끈 명장
슈틸리케 “귀중한 분 보내 안타깝다”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26일 별세했다. 불과 52세다. 많지 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이 감독의 비보로 한국축구계는 큰 슬픔에 잠겼다.
2000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유소년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고인은 2002년 15세 이하(U-15) 대표팀을 시작으로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을 두루 역임했다. 2011년 U-20 월드컵 16강,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우승, 2013년 U-20 월드컵 8강 등의 호성적으로 한국축구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지도자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었다. 고인은 7전승으로 28년 만에 한국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끌며 한국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존경을 받은 고인은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손흥민(토트넘), 김진수(호펜하임), 이종호(전북), 윤일록(서울), 임창우(알 와흐다), 장현수(광저우 푸리), 권창훈(수원삼성) 등 지금 한국축구의 동량으로 자리매김한 수많은 선수들을 길러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자연스레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갑작스러운 병마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1월 태국 킹스컵 대회 참가 도중 컨디션이 악화돼 급거 귀국한 뒤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통원치료와 요양을 하며 다시 그라운드에 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말았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국가대표팀 감독도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이 감독뿐 아니라 가족, 지인들, 이 감독과 함께 했던 지도자와 선수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대한축구협회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한 귀중한 분을 먼저 보내드려야 한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고 이광종 감독
▲출생=1964년 4월 1일(경기도 김포)
▲출신교=김포 통진고∼중앙대
▲프로선수 경력=유공(1988∼1995년), 수원삼성(1996∼1998년), 통산 266경기·36골·21도움
▲대표선수 경력=올림픽대표(1985년)∼유니버시아드대표(1987년)∼국가대표 2진(1987년)
▲지도자 경력=U-15 대표팀 감독(2002∼2003년), U-19·U-20 대표팀 수석코치(2002∼2005년·2004년 AFC U-19 선수권대회 우승), U-16·U17 대표팀 감독(2008∼2009년·2009년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 8강), U-19·U-20 대표팀 감독(2009∼2013년·2011년 콜롬비아 U-20 월드컵 16강·2012년 AFC U-19 챔피언십 우승·2013년 터키 U-20 월드컵 8강), U-23 대표팀 감독(2013∼2014년·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