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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포머 액션 귀환의 반가움과 아쉬움, '리코어'

입력 | 2016-09-21 20:28:00


지난 6월 전세계 록맨 팬들의 기대를 모아온 게임이 하나 출시됐다. 록맨 시리즈의 아버지인 이나후네 케이지가 이끄는 콤셉트가 개발한 이 게임은 록맨의 정통 후계자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 게임은 록맨의 후계자가 될 수 없었고, 록맨은 여전히 게이머들의 마음에서만 살아 숨쉴 수 있는 추억속의 캐릭터의 자리를 지켰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또 이나후네 케이지의 이름을 당당히 내건 또 다른 게임이 출시됐다. 이나후네 케이지가 이끄는 콤셉트와 메트로이드 프라임을 개발한 아마추어 스튜디오가 협력해 개발한 '리코어'가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2015년 E3에서 처음으로 트레일러가 공개되며 단숨에 엑스박스 진영의 기대작 반영에 올랐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황폐한 사막과 같은 배경의 행성에서 인공지능 로봇 애완견과 홀로 남은 주인공 소녀가 보여주는 트레일러 속 모습에 많은 게이머들은 새로운 대형 타이틀의 탄생을 예감했다. 하지만 이나후네 케이지의 통수는 두 번인 것일까? 실기 버전이 공개되고 게임의 스크린샷 등이 공개되면서 트리플 A급의 게임을 기대했던 게이머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게임에 우려를 섞인 시선을 보내는 게이머도 늘었다.

어쨌든 9월 13일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리코어'는 일단 게임의 재미와는 별개로 엑스박스 진영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밖에 없는 타이틀의 자리에 올랐다. 한 번의 다운로드 구매로 PC와 엑스박스원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 엑스박스 플레이 애니웨어의 첫 지원 작품이기 때문이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리코어'를 통해서는 엑스박스 플레이 애니웨어가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성능만 받쳐주는 PC를 보유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모든 면에서 엑스박스원보다 나은 게임플레이 환경을 만끽할 수 있다. 엑스박스원 게임패드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리코어'의 경우에는 PC용 입력 인터페이스도 제법 편리하게 구성해 즐기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게다가 초당 30프레임에 그쳤던 엑스박스원에서의 플레이도 PC에서는 더 좋은 그래픽으로 프레임 제한없는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 4K 게이밍도 지원한다. 엑스박스 플레이 애니웨어 만세다. 실제로 본 기자도 극 초반을 제외하면 모두 PC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아마 플레이 하는 동안 갑갑한 마음이 어디선가 올라오는 엑스박스원으로 플레이를 계속 이어갔다면 재미가 조금이라도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본격적인 게임 이야기에 들어가면 '리코어'는 제법 다양한 재미를 갖추고 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플랫포머 액션 게임에 향수를 게이머라면 환영할 만 하다. '리코어'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전 플랫포머 액션 게임의 재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것이다. 록맨의 아버지와 메트로이드의 개발사가 게임의 개발을 진행 한만큼 게임 곳곳에서는 차지샷을 비롯해 공중에 떠다니는 바닥을 이리저리 밟고 다니며,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고 다양한 아이템을 찾고 시간제한 내에 던전을 탐험하는 등의 재미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공중에 떠있는 바닥의 이동속도를 잘못 계산해 끝이 안 보이는 바닥으로 떨어지며 게임 오버되는 플랫포머 액션 특유의 게임성도 그대로다.

또한, 전투의 경우 모든 연령대가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조준 버튼만 누르면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에임이 적에게 고정된다. 라이플을 활용한 플레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자동 조준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게이머는 전투를 펼치며 계속해서 타겟을 변경해 공격을 펼쳐야 하며, 동시에 적의 코어에 맞춰 라이플의 탄환도 변경해야 한다. 게다가 동료 로봇의 스킬도 적재적소에 맞춰 사용해야 하는 플레이도 필요하다. 아울러 라이플의 탄환도 무한정 쏠 수 없어 회복을 기다려야 하고, 라이플을 연속해서 발사하면 명중률이 떨어지기도 해 끊어주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전반적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도 더 수월한 게임을 위해서는 빠른 손놀림과 판단을 요구하는 방식의 전투를 구현한 것이다. 때문에, 3기 이상 다수의 몬스터와 전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게임 전투의 특성상 전투가 주는 재미와 손맛이 제법 쏠쏠하다. 또한, 혹자는 등장하는 몬스터가 '색깔 놀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지만, 제법 다양하게 마련된 적들은 각기 다른 특수 공격을 펼쳐 게이머들의 빠른 상황판단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여기에 '리코어'만의 시스템으로 적 몬스터의 코어를 추출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적 몬스터의 HP를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면 추출을 시도할 수 있으며, 추출 과정은 마치 몬스터와 팽팽한 줄다리기 시합을 펼치는 느낌을 전해준다. 마치 오랜 시간의 힘 싸움 끝에 대어를 낚아 올리는 데 성공하는 낚시 게임의 재미와 유사하다. 당연히 적 몬스터를 완전히 파괴했을 때보다 코어 추출 시에 얻는 재화량이 많다. 덤으로 10콤보 이상 이었을 때 발동되는 순간 추출은 주변의 적까지 피해를 주는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줘 콤보를 이어가는 전투와 코어 추출의 경계에서 게이머에게 선택지를 던진다.

추출 시스템은 동료들의 업그레이드로도 이어진다. 동료인 코어봇들의 경우에는 적 몬스터의 코어를 뽑아 이를 재료로 활용해 능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맵 곳곳에서 얻은 설계도와 다양한 부품을 활용해 제작한 신규 부품으로 다양한 능력을 올리고 더욱 강력한 모습을 뽐낼 수 있다. 주인공인 캐릭터인 줄의 경우에는 전투를 통해 자동으로 라이플의 레벨이 오르고 비교적 방대하게 마련된 오픈월드 맵 곳곳을 탐험하며 HP를 늘릴 수 있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동료 코어봇들을 하나씩 늘려가면서는 게임의 가진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리코어'는 단순히 고전 플랫포머 게임의 재미를 구현한 것 외에도 스토리를 따르면서 자유롭게 모험할 수 있는 오픈월드로 구현된 구성이 특징이다. 게이머는 머나먼 행성인 에덴의 곳곳을 탐험하며 다양한 아이템을 얻고, 처음에는 갈 수 없었던 지역을 새로운 동료와 함께하며 가는 모험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2마리까지 장착해 교대로 활용할 수 있는 동료 코어봇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하늘과 땅 차이다. 동료의 구성에 따라 땅만 걸어 다니는 것을 넘어 하늘 높이로도 오르고 활강도 하며, 앞을 막은 바위도 부수며 입체적인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전투와 모험 그리고 코어봇과 주인공의 성장 요소 등 다양한 재미를 담아냈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나타난다. 아무리 고전 플랫포머 액션 게임의 감성을 전해주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게이머 편의성 답답할 정도로 떨어진다. 입체적으로 구성된 오픈월드 맵을 고작 2D 맵으로 보여주면서도 원하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웨이 포인트 기능도 없으며, 맵 곳곳을 누비는 게임이지만, 미니맵도 지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맵을 켠 상태에서는 이동할 수 없어 캐릭터의 방향을 정확히 설정하고 맵을 봐야 이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

아울러 동료인 코어봇 교체를 위해서는 본진인 크롤러나 고속 이동 포인트 등에 꼭 들려야 해서 불편하다. 맵 이곳저곳을 누리다가 현재 데리고 다니는 코어봇으로 진행이 불가한 상황이라도 보면 마음이 갑갑하다.

여기에 어떻게 보면 레벨보다 더 중요한 플라즈마 코어는 핵심 스토리를 진행하면서도 수집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 한참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다시 맵 구석구석 던전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플라즈마 코어를 수집하러 다니는 일도 번거롭다. 또한, 성장요소의 경우도 지나치게 고전 JPRG 스러워 경험치획득을 위한 반복 전투에 지칠 수 있다. 아울러 전원이 나가 있는 문이나 기기들을 동작시키기 위해서 찾아야하는 배터리와 같은 코어셀들을 찾는 과정이 후반으로 갈수록 곤욕이다.

리코어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비록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리코어'는 고전 플랫포머 게임의 재미를 현대에서 다시 구현한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충분히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현재의 '리코어'도 '리코어'이지만, 이번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부분이 다듬어져 등장할 수도 있는 후속작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