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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내년 1월 중순前 귀국”… 대권시계 빨라진다

입력 | 2016-09-18 03:00:00

뉴욕 찾은 與野 원내대표에 밝혀, JP “이 악물고 해야… 혼신 다해 지원”




미국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정 의장, 반 총장,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국회의장실 제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초중순에 귀국할 계획을 밝혔다. 당초 3월 이후 입국설도 나왔지만 국내 복귀 시기가 앞당겨졌다.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반 총장의 귀국과 맞물려 정치권의 ‘대선시계’도 한층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방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30여 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우 원내대표로부터 귀국 시기를 질문 받고 “유엔 사무총장 임기(올해 12월 31일)를 마치는 대로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귀국하는 대로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각계 지도자를 찾아뵙고 사무총장 10년의 활동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국민들께 대대적으로 귀국 보고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자 반 총장은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반 총장의 귀국 시기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였다. 반 총장이 5월 방한 당시 “(퇴임 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결심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시사한 만큼 귀국이 곧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반 총장 측은 ‘대망론’이 불거질 때마다 “그런 억측을 불식하기 위해 반 총장이 퇴임 후 곧바로 한국에 안 들어가고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해외 활동에 주력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반 총장의 발언은 대권 도전 의사를 사실상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은 앞서 방한 때도 새누리당 성일종 의원에게 전화해 내년 1월 귀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 의원이 “역사적 소명이 왔을 때 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자 반 총장은 “1월에 들어와서 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반 총장이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야당 원내대표들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우 원내대표는 16일 뉴욕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반 총장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갈지’ 비전을 보여준 적이 없고 그래서 검증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17일 페이스북에 “지지도 처음 1등은 박근혜 후보 외에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다”며 반 총장을 겨냥했다.

한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정 원내대표를 통해 반 총장에게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환국하시라.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며 “내가 비록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는 구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