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살리자” 현대화-국제화-대중화 승부 걸다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4강 진출전에서 손명호(의성군청·홍샅바)가 탁다솜(연수구청)을 넘어뜨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83년 첫 천하장사씨름대회를 통해 한국 민속씨름의 전성기를 열었던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16년 추석장사씨름대회가 열렸다. 장충체육관에서 장사씨름대회가 열린 건 2011년 설 이후 처음이다. 13일 예선을 시작으로 14일 개회식과 태백장사에 이어 18일 여자부까지 부문별 장사 결정전이 추석 연휴에 차례로 펼쳐지고 있다.
모처럼 장충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열기는 뜨겁다. 화려한 조명과 선수 소개는 마치 이종격투기 대회를 방불케 했다.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효와 관중의 함성은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식었던 모래판을 다시 달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씨름 중흥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다. 올해 3월 말 씨름계와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한국 씨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이 이뤄졌다. 대한씨름협회는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연합회와 합친 ‘통합씨름협회’로 새롭게 출발한 뒤 조직 재구성과 함께 추석장사씨름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전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민속씨름을 다룬 영화도 제작된다.
물론 이 정도 노력으로 씨름이 과거의 전성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기 드물게 여러 호재가 겹친 지금이 씨름 재도약의 적기라고 입을 모으는 사람이 많다. 힘든 생활에 지친 서민들에게 ‘통쾌한 뒤집기’ 한판을 선사했던 민속씨름이 다시 도약을 꿈꿀 수 있을까.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