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승준.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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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인대만 다치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그래도 재활이 잘 됐어요.”
오랜만에 만난 SK 최승준(28)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 전 배팅훈련을 마쳤나 싶었는데 재차 배팅케이지로 들어가는 등 남들보다 2배로 훈련을 소화하는 의욕까지 보였다. 훈련을 마친 그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도 “그동안 훈련이 부족해서 남들보다 더 쳐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최승준이 돌아왔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37·11홈런·2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생애 첫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던 주인공. SK가 6월14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9일 문학 kt전까지 KBO 역사상 최장기간인 21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낼 때 기록한 39개의 홈런 중 혼자 3분의1인 13홈런을 기록한 그가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53일만에 1군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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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준은 “그땐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았다. 야구가 다시 안 되니 너무 절실했던 것 같다. 내 덩치에 내야안타가 쉽지도 않은데 무리해서 뛰다 테임즈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며 “처음엔 타박상인 줄 알고 일어나려 했는데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 병원을 가면서도 ‘제발 타박상이어야 되는데’라고 기도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데뷔 11년차, 이적 후에도 2군 생활이 길어지는 등 힘든 시간을 겪은 뒤 비로소 얻은 주전 자리였다. 내야안타 1개를 쳐서라도 빨리 슬럼프에서 탈출하고 싶었지만, 무리한 결과는 부상이었다.
그에게도 큰 교훈이 됐다. 사실 최승준은 과거 포수로 뛸 때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무릎을 다친 적이 있었기에 ‘제발 인대만은…’이라며 기도를 했다. “낙법을 배워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며 웃은 그는 “그래도 다행히 수술을 피했다. 다치고 3주 뒤에 처음 근력운동을 하는데 근육이 다 빠져서 처음부터 하려니까 정말 힘들었다. 왼쪽 무릎 수술을 해봐서 더욱 신경이 쓰였고,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그때마다 그를 잡아준 건 SK 재활코치들이었다. 최승준은 “마음이 정말 급했다. 그런데 재활코치님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면서 도와주셨다. 그렇게 스케줄을 따라 하다보니 오히려 빨리 좋아졌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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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20홈런까지도 1개만 남았다. 조기 복귀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최승준은 “솔직히 다쳤을 땐 시즌이 끝날 수도 있다고 봤기에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팀이 더 중요한 상황이니 그게 먼저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