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공포통치’] 김영철, 정보-자금 장악한 김정은 심복 최휘, 두달 전 김정은 추대연설 맡아 ‘잘나가도 강제노역’ 공포 극대화
김용진 북한 내각 부총리의 처형과 더불어 ‘혁명화’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71)과 최휘 노동당 선전선동부 1부부장(61)은 김정은 시대에 가장 잘나가던 인물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무리하게 당 통전부의 권한을 확장 추진하는 등 권력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한 달간 혁명화를 다녀온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체제를 만든 1등 공신 중 한 명이다. 남쪽에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지난해 목함지뢰 도발 등 각종 대남 도발의 원흉으로 알려진 그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된 뒤 개인교습을 맡았고 각종 정보를 제공했던 인연으로 승승장구했다. 김정은은 2009년 당시 정찰총국장이던 김영철을 돌격대로 내세워 북한의 3대 금고 중 하나로 꼽히던 노동당 작전부를 접수해 막대한 비밀자금을 손에 넣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같은 군부 원로나 외무성 통일전선부 등에서 “젊은 놈이 김정은에게만 잘 보이려고 하다가 나라를 망친다”는 원색적 비방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인정받아 노동당 부위원장과 통전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최휘는 5월 노동당 7차 대회 때만 해도 전체 노동당원을 대신해 김정은을 당 대회 집행부에 추대하는 연설을 하는 등 올해 가장 잘나가는 간부로 지목됐다. 6·25전쟁 직후 평양시 건설을 총지휘하며 김일성의 눈에 든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인 그는 북한판 ‘태자당(핵심 고위계층의 자녀들)’ 그룹에 속한 인물로 2012년 북한 최고훈장인 김일성훈장까지 받았다.
이런 잘나가는 두 인물이 졸지에 혁명화 대상이 된 것을 두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은 가장 잘나가던 두 간부를 본보기로 삼아 그 누구도 자신의 처벌 앞에선 예외가 없다는 것을 전체 간부들에게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